(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5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사나이 전진우(전북현대)가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전진우가 A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평가전도 아니고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실전'에 새로운 카드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인데, 그만큼 현재 폼이 좋다는 방증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에 펼쳐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6월6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9차전을 치른다. 이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최종 10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3차예선 2경기를 남긴 현재 4승 4무(승점 16)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에 승점 3점 이상 앞서 있어 잔여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획득해도 11회 연속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유리한 고지는 점했으나 아직 확정은 아니라 아주 중요한 일전인데, 선수 구성이 쉽지 않았다. 6월 A매치 기간은 '시기'가 애매한 까닭이다.
홍 감독은 "지금은 유럽리그가 다 끝난 때다. 이미 휴식에 들어간 선수도 있어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예를 들어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 같은 선수들은 5월3일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감각이 떨어져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수비라인의 핵심 김민재가 컨디션 난조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 역시 긴 시즌을 완주한 여파다. 발 부상이 완전치 않은 손흥민을 비롯해 유럽파의 몸 상태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 한창 시즌 중인 K리거들이 얼마나 몫을 해주는가도 중요한데, 이런 배경 속 발탁된 전진우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명가 전북현대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전진우는 올 시즌 가장 돋보이는 K리거다. 시즌 15경기에서 10골. 커리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전진우는 베테랑 주민규(대전 9골)를 따돌리고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말마다 K리그 경기장을 누빈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전진우의 활약을 모를 리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진우는 지금 K리그에서 골을 가장 많이 넣고 있다. 득점 뿐 아니라 전체적인 플레에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갖춘 전진우는 주로 공간을 활용한 측면 플레이에 장점을 보이던 선수지만 최근에는 중앙 혹은 좁은 공간에서의 플레이도 발전했다는 평이다. 홍 감독 견해도 같았다.
그는 "시즌 초반 전진우는 사이드에서 주로 1대1을 했는데, 요즘에는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의 플레이도 잘한다, 최근 득점 장면들도 포켓 안에서 이뤄졌다"면서 "그런 플레이는 우리 대표팀 스타일과 흡사하다. (첫 발탁이지만)큰 문제없이 적응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자신감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전진우를 실제 경기에 투입할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으나 선발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뛰는 무대나 선수 이름값 보다는 '현재 경기력'이 대표팀 선발의 기준이어야 한다는 소신이었다. 모든 사령탑들이 이야기하는 '대표팀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발언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동기부여가 떨어진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에 처음 뽑힌 전진우를 비롯해 김진규(이상 전북) 같은 선수들은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시점에 대표팀에 무엇이 필요한가 많이 고민했는데, 결국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 가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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