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중구의 한 다이소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왕치엔씨(40)은 탈모 관련 제품을 살펴보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탈모 샴푸와 세럼을 구매한 그는 "가격도 싸고 선물용으로도 좋아서 여러 개 담았다"고 자랑했다. 물론 품절 제품을 구하지 못했다면서 아쉬움도 드러냈다.
탈모 제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왕씨뿐만이 아니었다. 소문처럼 서울 중구의 한 다이소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들의 발걸음은 탈모 제품이 있는 헤어 케어존으로 이어졌다. 헤어 케어존에는 일반 제품부터 다양한 탈모 제품이 비치됐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소셜미디어(SNS)는 다이소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유튜브부터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Rednote), 웨이보에서 K뷰티 트렌드는 계속되고 있다. 다이소가 유명해지면서 덩달아 다이소 탈모 제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다이소 매장 직원 김영희씨(가명·45)는 "외국인분들도 유튜브를 많이 보고 제품을 찾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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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샴푸 품절대란… 인기 제품 '하늘의 별 따기'━
다이소의 온라인 상품 찾기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 탈모 제품 상당수가 오프라인에서 품절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셜미디어에서 '다이소 탈모 샴푸'로 가장 유명한 샴푸는 세번째 매장에서야 찾을 수 있었다. 이 샴푸를 사기 위해 다이소를 찾은 이정훈씨(가명·37)는 "비싼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하고 성분도 비슷해서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샴푸와 함께 유행 중인 '왕면봉'(1000원)은 두피 각질을 정리해 주고 영양 흡수를 돕는 구조로 입소문을 탔다. 클리닉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비슷하다는 이유도 인기 요인이다. 관련 다이소몰 리뷰는 500개를 돌파했다. 인기를 반영한 듯 이날 매장과 다이소몰 모두 품절 상태였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다이소 매장 직원 이진영씨(가명·47)는 "지금은 입고 예정이 없고 언제 들어올지 확답하기 어렵다"며 "들어오면 손님들이 바로 찾아가기 때문에 품절은 일쑤"라고 말했다.
탈모 제품을 찾는 젊은 고객도 만날 수 있었다. 일찍부터 관리를 하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두피열을 내리는 헤어 식초를 구매한 이수현씨(가명·22)는 "두피열이 탈모에 안 좋다고 들었다"며 "탈모 제품이 워낙 비싸 다이소 제품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탈모를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커버 제품도 눈에 띄었다. 헤어 라인 커버 쿠션을 구매한 김유진양(가명·18)은 "요즘 여름이라 머리를 묶을 일이 많은데 빈 부분이 보인다"면서 다이소 제품 가격과 관련해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2~3배정도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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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다이소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온라인 판매 모발 건강 표방 식품 실태조사를 통해 조사 대상인 30개 제품 모두 표시·광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4개 제품은 '탈모 예방·치료' '탈모 영양제'와 같은 표현을 광고에 사용해 탈모 치료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했다. 나머지 16개 제품도 허위 사실이 포함된 체험기를 게시하는 등 부당광고를 했다.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명이다. 탈모 환자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확실한 기능을 가진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이소는 김씨처럼 광고비를 낮춰 가성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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