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진=머니투데이DB
코스닥 기업 M&A(인수합병)로 유명한 남궁견 휴마시스 회장이 휴마시스를 중심으로 문어발 기업 확장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남 회장이 사익 편취를 위해 회사 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의 소액주주들이 현재 가장 불만을 가진 부분은 적자기업인 경남제약 인수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한 것이다.


휴마시스는 지난해 5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빌리언스의 경영권을, 플레이크와 메타플랙스로부터 지분 1379만4387주(33.92%)를 주당 3471원, 총 480억원에 인수했다.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 주가는 1000~1300원대로, 200%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인 셈이다.

같은 기간 메타플랙스가 보유한 빌리언스의 6회차 전환사채(CB)도 24억원에 양수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의료테크기업인 미니쉬테크놀로지가 장외매수로 경남제약의 지분을 20.12%까지 늘리자 경영권 분쟁을 우려해 휴마시스도 경남제약의 7회차 CB 52억원을 사들여 주식으로 전환했다.


휴마시스가 빌리언스와 경남제약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방어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55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오랜 기간 영업손실을 겪는 한계기업으로 인수 당시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빌리언스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12년째 영업적자를 겪는 한계기업 중 하나다. 경남제약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겪어오다가 올해 1분기 1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이마저도 일부 상품 도입 계약을 정리하면서 지급수수료를 절감하는 등 판매관리비를 40% 이상 줄인 게 컸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의 경우 여전히 높은 이자 비용 부담으로 적자(-16억원)가 지속되고 있다.

이 투자로 휴마시스의 현재 평가손실은 416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손실 발생에도 남궁 회장이 휴마시스, 경남제약 등을 포함해 7개 회사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논란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남궁 회장이 경남제약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미니쉬테크놀로지와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휴마시스 소액주주 측은 "남궁견 회장이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 및 사업 확대 노력이 전혀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매각만 준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궁견 회장, 인수기업 활용 무자본 M&A 통해 사업 키워
현재 남궁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거느린 상장사는 미래아이앤지, 인콘, 판타지오 케이 바이오(옛 골드퍼시픽), 휴마시스, 빌리언스, 경남제약 등으로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해당기업들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남궁 회장은 인수한 회사의 유보금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자본을 발행해 빠른 시간 내 사업을 확장해 갔다. 2023년 휴마시스 인수 당시 아티스트(650억원) 외에도 남산물산(20억원), 인스코(147억원), 인콘(27억원) 등 관계사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난해 빌리언스 인수 당시에도 휴마시스 외 인콘이 21억원을 투자했다. 인콘은 경남제약의 8회차 CB도 26억원을 매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무분별한 기업 확장 방식은 복잡한 기업 구조로 인해 경영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소액주주에게 전가될 위험이 크다.

대표적으로 남궁 회장이 가장 초기 인수한 기업 중 하나인 세종로봇의 경우 매년 수십억원에 순손실을 내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는 세종로봇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워런트를 주당 0.957원에 매입해 장내 2000~3000원대로 판매하며 큰 투자수익을 남겼다. 이후 그 수익을 통해 세종로봇을 2006년 인수하고, 자회사 인수를 빌미로 제3자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1년 뒤 자신이 보유한 지분 모두를 90억원에 매각해 또다시 차익을 남겼다. 세종로봇으로 큰 차익을 남긴 그와는 달리, 회사는 이후에도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009년 상장폐지됐다.

이외에도 남궁 회장은 적자기업인 에이치원바이오, 디에이치패션, 에스비엠 등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감자, 유상증자 등을 거쳐 소수 투자자의 이익만 거둔 후 상장폐지된 상황이다.

이러한 남궁 회장의 무자본 M&A 방식에 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미래아이앤지의 부당거래 및 세금 탈루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남산물산과 판타지오, 인콘, 아티스트 등 미래아이앤지그룹의 핵심 계열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휴마시스 소액주주 연대 측에서도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면밀히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본지는 해당 사항에 대한 휴마시스의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