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사령탑이 바뀌었지만, 당장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한 경기 4개의 실책을 쏟아내서는 좀처럼 이길 수가 없었다. '허슬두'(Hustle Doo) 정신이 절실한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두산은, 조성환 감독대행으로 치른 두 경기에서 모두 졌다. 최근 4연패의 수렁.

이날 두산의 초반 출발은 좋았다. KIA 에이스 네일을 상대로 1회부터 선취점을 뽑았고, 1-1 동점을 당한 3회말에도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


선발투수로 나선 루키 최민석도 잘 던졌다. 제구력이 들쑥날쑥했지만 시속 147㎞의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KIA 타자들을 잘 막았다.

그런데 수비가 문제였다. 루키 투수의 호투를 수비가 받쳐주지 못했다.

3회초엔 포수 양의지의 실책이 나왔다. 무사 1루에서 박찬호의 볼넷 순간 공이 뒤로 빠졌는데, 양의지의 대처가 늦었다. 이 사이 1루 주자 김호령은 3루까지 내달렸고, 타자 주자 박찬호까지 2루에 도달했다.

이후 최민준이 후속 타자를 잘 처리했고, 상대 주루사가 나오며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 /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2-1로 앞선 4회초엔 실책이 직접적인 득점으로 연결됐다. 무사 1,3루 위기에서 위즈덤의 적시타가 나왔는데, 중견수 정수빈이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더듬었다.

이 사이 1루 주자 오선우는 3루까지 내달렸는데, 정수빈의 3루 송구가 오선우의 몸에 맞고 튀었다. 오선우는 홈까지 내달렸다.

한순간 정수빈이 2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7회초에도 3루수 김준상의 포구 실책이 나왔지만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다.

두산은 양의지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6회초 위즈덤에게 역전 결승포를 맞았다. 이후 불펜 싸움에서도 밀리면서 끝내 패했다.

실질적으로 수비 실책과 연관된 실점은 한 점뿐이었지만, 한 경기에서 4개의 실책을 쏟아낸 건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다.

가정은 의미 없지만, 수비가 좀 더 안정적으로 받쳐줬다면 최민석이 좀 더 좋은 투구를 이어갔을 수도 있었다.

더구나 4개의 실책 중 3개가 베테랑 양의지와 정수빈에게서 나왔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팀 지휘봉을 잡자마자 '정신력'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두산의 팀 컬러인 '허슬두'가 필요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들 역시 이를 따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겠지만, 이날 보여준 두산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