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소속 건설업체가 사업 주도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해당 회사들은 가덕도 신공항 공사가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은 지난달 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한 후 이달 4일 컨소시엄 소속 11개사와 후속 절차 인계 회의를 진행했다. 현대건설을 포함한 컨소시엄 업체는 총 25개사로 부산 지역 업체들을 제외한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와 중견사들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업체들은 회의에 앞서 별도 설명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사들에 앞으로의 사업 절차를 공유했다"며 "차기 주관사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84개월의 공기 내에 안전과 품질 보장이 어렵다고 판단, 108개월로 연장을 요구했다. 공사비는 기존 10조5000억원에서 1조원 증액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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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철수 후폭풍…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신중히 검토할 것"━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지분율 25.5%) 외에 대우건설(18.0%) 포스코이앤씨(13.5%)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금호건설·HL D&I한라·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BS한양·효성중공업이 각각 지분 4%씩을 보유했다. 부산 지역 건설업체들이 나머지 지분 11%를 소유했다.
이에 현대건설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대우건설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C업체 관계자는 "당일 회의에서 현대건설의 불참 의지가 확인됐고 지분 2위 대우건설은 주관사 역할에 대해 의사를 표명하진 않았으나 거부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기 주관사로 거론되는 대우건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유지 여부가 불확실하고 정부와의 입장 정리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계획은 내부 논의 중"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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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 재참여 불투명… 대형사 새 판짜기 움직임━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가덕도 신공항 관련 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측은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업계에선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외에 다른 대형사가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공모 사업은 지분이 가장 많은 주관사의 사업 방향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을 물색해서 새 주관사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낮은 사업성과 공사 난도로 다수 건설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난해까지 경쟁 입찰이 네 차례 유찰된 바 있다. 현대건설의 포기로 사업 절차가 시공사 선정 단계로 돌아가면서 정부가 목표한 2029년 12월 개항은 사실상 무산됐다. 부산시는 지난 9일 가덕도 신공항 관련 입장문을 내고 조건부로 공사 기간 연장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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