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17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 회장. /사진=김동욱 기자
미중 갈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과 제약·바이오 분야 관계를 끊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들이 자체적인 생존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며 중국과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7일(이하 현지시각) 바이오USA가 진행 중인 미국 보스턴 컨벤션&전시 센터 인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중국에 관한 미국의 입장이 한국 정부나 제약·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너무 움츠러들어서는 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는 중국과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는 게 노 회장 시각이다.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역량이 뛰어난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과의 협력으로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어서다.

노 회장은 "불확실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중국과의 실질적인 협력은 이어져야 한다"며 "최근 신약 파이프라인 숫자가 나오는 것이나 중국 기업들이 활동하는 역량을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인도의 영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에 의존했을 경우 과거 요소수 사태와 유사한 의약품 대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국은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노 회장은 "중국이나 인도 의존도를 조금씩 낮춰가면서 우리가 꼭 필요한 원료의약품에 대한 자립도를 점차 높여나가야 하는 것은 국제 정세와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원료의약품 자립 정책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해소 공약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을 줄이고 공급안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퇴장방지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 및 비축 확대 ▲필수 원료의약품 및 백신 국산화·자급화 기술개발 지원 ▲국산 원료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을 공약했다.

노 회장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제약·바이오 정책과 관련된 많은 건의를 했고 대부분 받아들여졌다"며 "안전망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했는데 공약에 포함되고 정부 정책에 반영돼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