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소속 이강우 선수가 당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사진=에코프로
팔이 아닌 발로 당구를 치는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소속의 이강우 선수가 최근 충북장애인도민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19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충북 증평 출신인 이 선수는 1991년 22살의 나이로 군대에 입대했다. 일병 시절 동료 군인들과 함께 옥수수 농장에 대민 지원을 나갔다가 작업 도중 장갑을 낀 팔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 두 팔을 잃게 됐다.


사고 이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친구가 운영하는 당구장에 다니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 군 입대 전부터 좋아했던 당구를 다시 접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이다.

양팔이 없다 보니 당구를 다시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선수는 수많은 연습을 통해 양팔 대신 발을 이용해 당구를 치는 방법을 익혔다. 오른손 대신 작업 의수(갈고리)에 큐대를 걸치고, 왼발을 당구대에 올려 큐대를 지지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었다.

현재 이 선수는 장애인 당구선수로 15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사고 이전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011년 우승, 2012년 준우승을 했고 올해 4월 충북장애인도민체전에선 금메달을 땄다.


그는 "사고 이후 평생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고민이 많았는데 당구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았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며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을 마주하겠지만 가장 필요한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선수는 2021년 에코프로의 장애인 스포츠단인 온누리스포츠단 소속이 되면서 더 큰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동료 선수와 함께 훈련하며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알았다는 게 이 선수의 설명이다.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은 지난 2019년 2월 6개 종목 23명의 선수로 창단한 충북 최초의 장애인 스포츠단이다. 에코프로는 장애인에 친화적인 문화를 확립하고, 지역사회 장애인의 고용 창출에 기여하자는 이동채 창업자의 철학에 따라 스포츠단을 창단했다. 에코프로는 선수단에 임직원과 동일한 복지혜택을 주고 급여 및 훈련비용, 격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장애인 선수들이 한계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은 에코프로 전 임직원에게 큰 귀감이 된다"며 "에코프로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 공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