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던 조선시대 왕실 사당 건축물 '관월당'(?月堂)이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2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4일 국가유산청 측은 "23일 일본 소장자인 고덕원(高德院) 주지 사토 다카오(佐藤孝雄)와 약정을 체결하고 관월당 부재를 공식 양도받았다"고 밝혔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인사말에서 "관월당 귀환은 온전한 건축유산의 첫 귀환이자 문화유산을 매개로 상호 존중과 공감의 가치를 실현한 모범적인 사례"라며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이뤄진 이번 귀환이 양국 간 문화 연대와 미래지향적 협력의 상징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조선 후기 왕실 사당 양식을 지닌 목조 건축물이다. 당초 서울(한양)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스기노 기세이에게 증여한 후 일본 도쿄를 거쳐 1930년대 가마쿠라시 고덕원에 기증돼 기도처로 활용됐다.
이번 관월당의 귀환은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등 한국 측의 오랜 노력과 고덕원 사토 다카오 주지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 빚어낸 성과다. 사토 주지는 해체 및 운송 비용까지 자비로 부담했다. 또한 이건 작업은 한국 전문가들이 현지에 참여하는 등 한일 공동 협업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됐다.
사토 주지는 "20년 전 고덕사 주지로 취임한 때부터 관월당의 최적 보존을 위해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관월당을 한국으로 돌려보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 결과, 관월당은 대군급 왕실 사당 규모에 해당한다. 파련대공, 안초공, 초엽, 초각 등 궁궐 및 궁가 건축에서 나타나는 의장 요소를 지녔음이 확인됐다.
특히 기와에 사용된 용문, 거미문, 귀면문, 박쥐문 등과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후반 재채색된 화려한 단청은 건물의 높은 위계를 보여준다. 다만, 해체 시 상량문 등 건립 자료가 발견되지 않아 원래 명칭, 위치, 배향 인물 등은 지속적인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해체 과정에서는 관월당이 일본 이건 후 기단 조성과 지붕 구조 등에서 일부 변형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는 조선시대 건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일본 현지에서의 이건 과정에서 새로 조성되거나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관월당 부재는 파주 소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전문가들의 참여로 체계적인 수리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재단은 학술 연구를 지속하며 관월당의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덕원 또한 관월당 보존 및 한일 문화유산 교류를 위해 별도 기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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