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는 27일 오후 4시 드라마 '오징어 게임3'(극본/연출 황동혁) 6편 전편을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 시즌2 빌드업 시즌3 결말은 '파국'
시즌2와 시즌3가 하나의 이야기다. 시즌2가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의 서사를 쌓는 '빌드업' 구간이었고 마침내 시즌3에서 각각의 이야기를 매듭짓는다. 오징어 게임의 설계자를 찾고 게임을 무너뜨리려는 기훈의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간다. 게임에 들어온 목적을 잃고 말도 잃어버린 기훈은 좌절감에 빠진다. 야속하게도 게임은 계속되고 그 사이 참가자들의 피 튀기는 살육전이 벌어진다. 임신한 준희(조유리 분)를 도우려던 현주(박성훈 분)도, 타노스(최승현 분)가 없는 자리에 악당이 된 남규(노재원 분)도 아들을 잃은 금자(강애심 분)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찰나에도 생사가 엇갈리는 전쟁통 속에서도 아이는 태어난다. 시즌2에서 예고된 대로 임신한 준희는 아이를 출산한다. 준희, 애심에 이어 아이를 맡게 된 기훈의 새로운 목표는 새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성기훈은 '사람'다운 선택을 하고 아기가 최종 우승자가 된다.
◇"456번 성기훈, 아직도 사람을 믿나?"
프론트맨은 기훈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기훈의 무모한 신념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냐고. 아이를 죽이려는 사람들과 대립하는 기훈에게 프론트맨은 칼자루를 쥐여주며 "아직도 사람을 믿냐"고 물었다. 장기판 위의 말이 되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상황에서 기훈은 '말'이 아닌 '사람'의 선택을 한다. 기훈의 딸에게 유품을 전달하고 돌아서는 프론트맨의 얼굴에 여러 감정이 스친다. 인간성을 상실한 거대한 오징어 게임 세계관을 만들 온 그에게 성기훈은 무엇을 남기고 간 걸까. '오징어 게임'이 던지는 질문이다.
◇ 데스 게임 재미보다 메시지에 무게
결말을 두고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데스게임 장르의 재미는 전작들에 비해 적게 느껴진다. 단체 줄넘기 같은 새로운 게임이 나오지만 긴장감은 다른 게임에 비해 덜하다. 시즌1 결말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은 시즌3에서 다른 버전으로 방식으로 전개된다.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의 마무리도 심심하다. 경석(이진욱 분)을 구하는 노을(박규영 분)이 오징어 게임 세계관 자체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이유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나쁜 아빠 명기(임시완 분) 착한 아빠 경석, 형을 찾다가 오징어 게임장을 무너뜨리는 준호(위하준 분) 도 반전없이 예상대로 흘러간다. 이들을 비롯해 부대장(박희순 분) 용궁 선녀(채국희 분) 박민수(이다윗 분) 등 인물의 얕은 서사와 비중에 비해 힘이 잔뜩 들어간 연기를 하는 점은 다소 과하게 느껴진다.
◇파국 속 태어난 것은.
참혹한 살육전 속에서 태어난 준희의 아이는 '오징어 게임'의 모든 상황을 흔드는 변곡점이 된다. 아이의 존재로 인해 각 인물의 내면의 갈등은 더 커지고 게임장의 긴장감도 커진다. 태어난 아이를 456명 중의 한 명으로 볼 것인지, 이 아이를 지킬 것인지 죽일 것인지, 욕망보다 우선하는 가치를 따를 것인지 외면할 것인지 참가자들의 선택이 극명하게 갈린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 역시 누구의 선택에 공감할지 함께 고민하며 지켜보게 된다. 다만 이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모성애와 유사 부성애에만 기댄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2회 출산 장면을 시작으로 시즌3 전반이 생명, 아이에 대한 여러 감정을 다룬다. 장르적 재미보다 메시지에 무게가 실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하나, 시즌3의 엔딩이 새로운 다음을 예고한다. 시즌2 공개 당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프리오)가 출연설이 나왔고 넷플릭스 측은 부인한 바 있다. 시즌3 말미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장면에는 다른 할리우드 스타가 등장해 한국의 공유가 연기했던 '딱지맨' 역할을 맡는다. 시즌3 엔딩이 또 다른 '오징어 게임'을 예고하는 것이 될지, 시청자들의 다양한 추측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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