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퇴원하면서 특검 소환 조사가 임박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퇴원하면서 특검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뿐만 아니라 순직 해병 사건을 조사하는 이명현 특검팀 또한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의지를 갖고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첫 소환 조사가 장시간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의 조사도 고강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주말에도 출근하며 수사 개시를 준비 중이다. 민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김 여사와 소통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접촉 없다"고 답했다.

김형근 특검보도 김 여사 소환 일정을 묻는 취재진에게 "수사를 개시한 이후 차차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소환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우울증·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입원한 지 11일 만인 지난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퇴원했다. 그간 검찰 조사를 거부해 왔던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 요구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의 변호인 최지우 변호사는 "김 여사는 특검의 정당한 소환 요청에 대해서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비공개 소환 요청도 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여사는 특검에서 소환 요청이 오는 경우 특검과 일시, 장소 등을 협의해 소환에 응할 예정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김 여사 소환 조사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사건은 검찰에서 이미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다음달 2일 현판식을 열고 특검이 출범하면 바로 김 여사에게 소환 통보할 가능성도 있다.

순직 해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도 지난 25일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는지를 묻자 "만약에 필요성이 있으면 할 것"이라며 "소환에 불응한다면 당연히 원칙적으로는 체포영장을 발행하는 게 맞다"고 답하는 등 소환 조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같은 상황에서 앞서 내란 관련 수사를 하는 조은석 특검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소환 조사가 14시간을 넘겨 마무리된 점을 고려하면 김 여사에 대한 조사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오전 9시55분쯤 내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 현관에 모습을 드러낸 후 약 15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 59분쯤 청사를 빠져나갔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체포 방해 혐의 조사를 받던 중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신문에 반발해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실제 조사 시간은 약 5시간5분에 그쳤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추가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상 수사 대상 의혹은 16개로 방대한 만큼, 조사 시간은 윤 전 대통령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