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김종택 기자 /사진=김종택
미국발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올해 3분기 우리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소폭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0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EBSI는 96.3으로 3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며 수출 경기가 전 분기 대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이 전 분기 대비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전(52.7)은 3분기 연속 50대에 머무르며 수출 여건이 가장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미국이 지난 23일 품목별 관세 대상인 철강 파생상품에 가전을 추가하며 제품에 포함된 철강에 대해 함량관세율 50%를 적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전의 주요 수출시장인 북미와 EU의 경기둔화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관세 대상이었던 자동차·자동차부품(56.0)도 관세영향이 본격화되며 수출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 지속 및 3분기 D램 가격상승이 전망된 반도체(147.1)를 비롯해 LNG선 등 고부가 선박 수출 확대와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은 선박(135.5)은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수입규제·통상마찰(67.1) ▲국제물류(86.8) ▲수출대상국 경기(87.3) 등 10개 항목 중 8개 항목이 100보다 작은 값을 기록했다.

수입규제 및 통상마찰의 경우 관세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2분기(45.4 → 67.1)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타겟관세가 이미 발효 중인 가전(6.4),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50.0)은 물론 추가 관세 가능성이 제기된 반도체(51.6)에서 그 우려가 크게 나타났다.

수출 애로요인(복수응답)으로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 대비 둔화되면서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5.0%)'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환율 변동성 확대(14.7%)', '원재료 가격 상승(14.2%)', '수출 대상국의 수입규제(12.7%)' 등이 뒤를 이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주요국 경기둔화까지 맞물리며 우리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라면서 "가전·자동차 등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품목뿐 아니라 반도체 등 전략 품목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과 시장 다변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