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아우토크립트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아우트토크립트 본사에서 만나 머니S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석우 아우토크립트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자동차가 해킹당하면 어마어마한 무기로 바뀔 수 있습니다. 모빌리티 보안은 움직이는 물리 장치와 관련된 만큼 일반적인 IT 보안 기술보다 훨씬 어려운 분야로 평가받습니다. 현재는 모빌리티 산업의 본질적인 기반 기술이 된 배경이죠."

지난 7일 머니S와 만난 이석우 아우토크립트 대표는 주력 기술인 모빌리티 보안 기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보안을 내장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모빌리티 보안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가 입은 아우토크립트 유니폼은 회사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카레이서 복장과도 닮아있는 유니폼을 입은 이 대표는 자동차 보안 분야의 전문가, 과학자 느낌을 물씬 풍겼다.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목소리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듬뿍 묻어났다.

아우토크립트는 자율주행 시대에서 필수 인프라인 모빌리티 보안 기술을 전방위로 다루는 기업이다. 기술력과 국제 인증, 실제 적용 능력까지 보유한 '완성형' 기업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보안, 자율주행 시대 생존 조건
이 대표는 자동차 보안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자동차 보안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수 없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동차뿐 아니라 충전기, 도로 인프라, 심지어 농기계와 청소 로봇까지 모두 지능화되며 연결되는 세상이 됐다"며 "수많은 기기가 연결되고 협업하는 시대에 보안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고 했다.

특히 자동차는 한 번의 해킹만으로도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는 통신이 잠시 끊기거나 지연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15~20년 이상 사용하니까 처음 설계가 완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 내부보안(IVS), 자동차 통신보안(V2X), 기술서비스(TS) 등 세 가지 핵심 분야를 중점으로 자동차 보안 솔루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IVS는 차 내부에 탑재된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 간 통신을 보호하는 보안 소프트웨어다.

V2X는 차가 외부 인프라, 다른 차, 보행자 등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을 암호화하고 인증하는 기술이다. 아우토크립트는 자체 개발한 SCMS(PKI 기반 인증체계)를 통해 V2X 통신 인증서를 발급·관리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과 유럽, 북미, 일본 등 글로벌 국가에서 스마트시티와 교통 인프라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TS는 자동차를 해외에 수출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이버보안 형식승인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아우토크립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TS 자격을 획득한 기업으로 해당 인증 없이는 유럽 수출이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요 생산국에서 차 보안 관련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며 "해당 보안 분야는 규제 기반 고성장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우토크립트는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 모두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아우토크립트 자동차 보안 기술 시연 모습. /사진=염윤경 기자
최근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전기차 충전 보안 기술의 중요성도 커졌다. 아우토크립트는 충전기 인증서 발급부터 충전 중 데이터 보호, 결제 통신 암호화까지 전체를 설계하는 기술로 전기차 충전 보안기술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와 연결될 수밖에 없지만 충전기가 늘어나면 해킹 지점도 늘어나게 된다"며 "충전기 해킹을 막기 위해선 차 외에도 충전기, 서버, 클라우드까지 전 구간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력과 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아우토크립트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21곳과 협업 중이다. 국내외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코스닥 도전장… "신뢰하기 위한 발판"
아우토크립트는 오는 15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아우토크립트는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IPO(기업공개)에도 도전했다. 오는 15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글로벌 업체들과 신뢰를 쌓으려면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고 체계적인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상장은 그런 의미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IPO 과정에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총 2403개 기관이 참여해 99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8700~2만2000원) 최상단인 2만2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는 14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총 20만건이 넘는 청약에 약 5조4147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이 대표는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아우토크립트의 기술력과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신 덕"이라고 했다.
사진은 아우토크립트 연구소. /사진=염윤경 기자

특히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인 것은 아우토크립트만의 고도화된 기술과 풍부한 완성차 협업 경험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보안은 전용 OS(운영체제), ECU(전자제어유닛), 전자 아키텍처 등 고도화된 기술과 완성차 협업 경험이 필수인데 이런 조건을 갖춘 기업은 글로벌에서도 드물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꾸준한 R&D(연구개발)를 통해 쌓아온 기술 자산과 규제 대응 능력도 중장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았다. 이 대표는 " 일시적인 숫자보다는 기술로 쌓은 신뢰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상장 후 본격 성장 궤도, 기반은 마련됐다
이 대표는 "모든 기계에 아우토크립트의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아우토크립트는 상장 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내년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자동차 보안 산업은 단기 성과보다 신뢰와 실전 경험이 축적된 기업이 성장하는 구조"라며 "기반이 잡히면 확장 속도가 빠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우토크립트는 이제 그 기반을 거의 다졌다"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본무대에 진입해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회사 실적은 매년 성장세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액은 130억원→220억원→ 233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다. 영업손실도 2023년 245억원에서 지난해 180억원 규모로 줄어들며 적자폭이 축소됐다.

상장 이후 사업 분야도 더욱 확대하며 핵심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아우토크립트는인지제어 분야와 충전 인프라 보안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건설과 농기계, 로보틱스 등 비 자동차 모빌리티 분야에도 기술을 접목해 전방위 산업군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형 TS 인증을 추가 확보하고 미국, 유럽, 사우디, 일본 등을 거점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회사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자동차뿐 아니라 농기계, 광산 장비, 산업 로봇 등 움직이는 모든 기계에 아우토크립트의 보안이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계의 보안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대표의 눈이 열정으로 반짝였다.

그는 "모든 기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기술뿐 아니라 국제 인증 및 규제 대응 역량까지 함께 키우고 있고 글로벌 보안의 기준을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