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이어가는 가운데,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OST 역시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매기 강, 크리스 아펠한스)는 케이팝 슈퍼스타 헌트릭스 멤버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걸그룹이자 데몬 헌터스인 헌트릭스가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악마인 이들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은 한국의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하는 최초의 해외 제작 애니메이션으로 공개 전부터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고, 지난달 20일 공개된 뒤 화제를 모았다. 작품 안에 K팝 세계관을 리얼하게 담아내 글로벌 K팝 팬들에게 호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아이돌과 '퇴마'의 만남 역시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여기에 남산서울타워, 기와집, 저승사자 등의 한국적인 요소들을 넣어 국내 시청자들에겐 흥미를, 해외 시청자들에겐 신선함을 줬다. 이에 공개 이후 연일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영화 부문에서 상위권을 장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OST로도 이어졌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아이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큼, 작품에 노래가 상대적으로 많이 등장하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매기 강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K팝을 주요 소재로 삼은 만큼, 음악과 퍼포먼스, 스타일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K팝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한국의 인재들이 대거 OST에 참여했다.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소다 팝'(Soda Pop), '유어 아이돌'(Your Idol) 등 몇몇 곡에는 'K팝 히트메이커' 테디를 비롯해 국내 가요기획사인 더블랙레이블 작가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헌트릭스의 곡이자 애니메이션 타이틀곡인 '테이크다운'은 그룹 트와이스 멤버 정연, 지효, 채영이 가창에 참여해 몰입도를 높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넷플릭스 제공

덕분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역시 애니메이션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이하 7월 5일 자) 8위에 올라 올해 발매된 OST 앨범 중 최초로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톱 앨범 차트 5위, 데일리 톱 송 6위에도 랭크됐다. 그 다음 주 '빌보드 200'(7월 12일 자)에서는 다섯 계단이나 상승한 3위에 올랐다.

북미에서 히트 중인 이 작품은 현지 음원 차트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보였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미국 '톱 100' 차트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수록곡들이 진입한 것은 물론, '유어 아이돌', '골든'(Golden), '테이크다운'(Takedown), '소다 팝',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프리'(Free) 등은 연일 차트 순위가 오르고 있다.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7월 12일 자)에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7곡이 진입했다. '골든' 23위, '유어 아이돌' 31위, '하우 잇츠 던' 42위, '소다 팝'은 49위, '왓 잇 사운즈 라이크' 55위, '프리'는 58위, '테이크다운'은 64위였다. 여러 차트에서 음원 순위가 오르고 있는 만큼, 차주에는 '핫 100' 내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처음 발매할 때만 해도 순위권 밖(이하 멜론 일간 차트 기준)이었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자 입소문을 타며 점차 순위가 상승했다. '골든'의 경우 발매 4일 만에 1000위권 내 차트에 진입한 뒤 매일 큰 폭으로 상승, 현재는 4위(10일 기준)에 안착했다. '소다 팝'(8위), '유어 아이돌'(36위) 역시 톱 100 안에 들며 국내 리스너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순위는 매일 상승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차트 성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가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여러 세계관과 K팝 아티스트를 접목한 애니메이션은 팬덤 혹은 콘텐츠 소비자들의 음악 소비를 자연스럽게 끌어내며, 기존 팬덤을 OST 소비로 연결시키는 크로스오버 사례"라며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OST 흥행으로 이어지고, 곡들의 퀄리티가 높아 (리스너들에게도 어필하며) 꾸준히 순위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K팝이 단순히 음악 장르를 넘어 IP 기반 콘텐츠 확장에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의 인기가 단순한 일회성 붐이 아니라,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차세대 K-콘텐츠 전략의 엄청난 성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산업 내부에서는 OST를 브랜딩 수단으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필두로 더 많은 멀티 IP 연계형 음악 프로젝트가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K-애니메이션과 K팝의 협업이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곡들이 단순히 K팝을 소재로 한 영화의 OST가 아닌, K팝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고 소비된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하나의 장르에 머물지 않고 무언가를 통합하고, 연결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K팝의 힘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곡과 편곡, 안무까지 K팝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프로듀서들의 합작으로 수준 높은 결과물이 탄생해 성공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K-컬처의 위상도 더욱 공고해졌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