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가입자 수 추이/그래픽=김은옥 기자
금융소비자가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은행과 증권 등 금융회사를 고르면 보유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2.0시대가 열렸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가 은행·보험·증권 등에 있는 전 금융권의 자산을 조회해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권은 마이데이터 2.0 서비스를 활용해 외부 데이터를 연결하고 고객의 자산관리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고객의 동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상품을 추천, 자산을 관리하는 '슈퍼앱'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인프라 전환 구축을 위한 사업자를 선정했다. 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API 인프라를 전환하고 계열사별 마이데이터를 통합한 'KB고객데이터플랫폼'을 활용해 초개인화 전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고객별 니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기존 자산상세분석 서비스 중 ▲종합솔루션 ▲입출금 ▲예적금 ▲펀드 ▲주식 ▲외화 ▲보험 ▲페이 등은 종료한다. 자산상세분석 대출(정기지출 서비스로 통합), 포인트(카드관리 서비스로 통합) 등 두 개 서비스는 통합하며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마이데이터 인프라 강화사업에 필요한 API, 서버, 오라클DB 사업자 선정 입찰을 공고했다. 신한은행은 '뉴슈퍼SOL(쏠)'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결집한다. 초개인화 마케팅, 맞춤형 금융상품 등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하나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핵심은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다. 부동산 마이데이터로 안심 거래 관련 서비스와 부동산 관련 맞춤형 정보 등을 제공한다. 지난 5월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 고가 주택 대상 연금상품을 출시했고 9월부터 대면 마이데이터와 청소년 대상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인터넷뱅킹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종료하고 '뉴WON뱅킹' 기반 마이데이터 개편에 나섰다. 뉴WON뱅킹은 AI 기반 금융 코칭 ▲직장인 전용 컨설팅 ▲맞춤형 보험 추천 등 특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체류시간과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은행권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용으로 슈퍼앱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앱을 통한 비대면 판매실적이 증가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KB금융의 슈퍼앱 'KB스타뱅킹'은 지난 1분기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1년 전 보다 105만명(8.63%) 늘었다. 신한은행(신한SOL뱅크)은 14만명(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가입자를 공개한 하나은행(하나원큐)과 우리은행(우리WON뱅킹)은 가입자 수가 110만명(6.9%), 75만명(3.56%) 늘었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해 디지털 영업이익(경비 차감 전 기준)으로 2조2930억원을 벌었다. 전년과 비교해 7.7% 증가한 금액이다. 디지털화를 통한 전략적 비용절감액은 지난해 56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7% 급증했다.

늘어난 마이데이터 이용자를 유치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난 2022년 5월말 3313만명에서 올해 5월말 1억6531만명(중복포함)으로 약 5배로 증가했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데이터 판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금융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금융데이터는 타 산업 대비 축적된 양이 많고 정확도가 높아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금융그룹은 내 관계사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