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없이 눈동자를 커보이게 하는 '아이링 시술'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망막 질환이나 결막이 약한 사람은 시술을 조심해야한다. 사진은 '아이링 시술' 후 눈동자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MS안과' 캡처
"서클렌즈 없이 눈동자가 커질 수 있다고?"

서클렌즈 없이 눈동자가 또렷해 보이게 해준다는 '아이링 시술'이 SNS와 뷰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 눈동자 테두리를 강조해 인상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이 시술은 자연스러운 외모 개선을 원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아이링 시술'은 결막과 공막 사이에 의료용 실리콘 링을 삽입해 마치 서클렌즈를 착용한 듯 눈동자가 더 크고 선명해 보이도록 만드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약 30분 내외로 짧고 회복이 빠르다. 필요시 제거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간단하고 회복 빠른 점에서 인기
특히 장시간 렌즈 착용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자연스러운 변화와 간편함을 동시에 원하는 MZ세대의 니즈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화장 안 해도 눈이 살아있다" "렌즈 없이도 눈이 선명하다" "작은 눈동자가 스트레스였는데 만족스럽다" 등 시술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눈에 직접적으로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시술인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 시술자들은 충혈, 이물감, 결막 출혈, 부기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 1~2주 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불편함이 심할 경우 링 제거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아직 국내 도입 1년 반가량 밖에 지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시술로,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전문가들은 아이링 시술 부위가 눈 건강 유지에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와 가깝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결막에 상처가 있거나 조직이 약한 경우, 라식·라섹으로 각막이 얇아진 경우 등 시술 전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렌즈 없이 눈동자를 커보이게 하는 '아이링 시술'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망막 질환이나 결막이 약한 사람은 시술을 조심해야한다 사진은 아이링 시술 시 링을 삽입하는 방법을 재현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뷰아이비전' 캡처
전문가 "장기적 시력 저하 및 감염, 수술 제약…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상담 필요"
이와 관련해 허민구 영남대병원 안센터 교수는 "아이링 시술은 단기적으로 큰 부작용이 없을 수도 있으나 시술되는 부위를 고려하면 장기적인 경과에서 안과적으로 위험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링이 삽입되는 부위는 '각막윤부'라는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와 아주 가깝다. 각막윤부는 각막과 결막 및 공막 사이의 경계 부위다. 이 부위는 각막 상피세포의 재생을 담당하는 줄기세포가 존재하며 손상 시 각막 혼탁, 혈관신생, 시력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 면역세포가 분포한 면역 활성 부위로 감염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염증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합병증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링이 삽입되는 부위는 향후 녹내장 수술 시 방수 유출로를 만드는 주요 위치이기도 하다"며 "여러 안과적 수술에서 중요한 해부학적 위치이기 때문에 이곳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허 교수는 시술을 고려하는 이들을 향해 "외모도 경쟁력인 현대 사회에서 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신체 본 기능을 훼손시키면서까지 미용적 시술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년까지 건강한 신체 기능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모든 이들의 보편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아이링 시술은 FDA 승인을 받았다고는 하나 장기적인 경과와 예후는 불분명하다. 예상할 수 있는 합병증과 부작용들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