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넷제로(탄소중립)에 대한 실질적 요구가 커지면서 CCUS 기술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탄소포집저장(CCS)과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을 포괄하는 CCUS는 산업 공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재자원하거나 저장하는 기술로, 탄소 감축의 주요 해법으로 꼽힌다.
IEA(국제에너지기구)도 탄소포집 없는 넷제로 달성은 어렵다고 강조해왔다. 2050년이면 전체 탄소 감축량의 약 18%가 탄소 포집을 통해 이뤄진다는 게 IEA 예측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는 탄소포집 시장 규모가 올해 92억6000만달러(약 12조8945억원)에서 2037년 818억달러(약 113조8983억)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각 국가에서도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해 CCS에 대해 톤당 8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친환경 산업 예산이 깎이는 데도 탄소포집 지원책은 지속되고 있다. 호주는 향후 CCS 관련 프로젝트에 10년간 약 2억7000만 호주 달러(2445억5520만원)를 지원한다. 일본은 지난 2월 제7차 전략 에너지 계획 발표를 통해 CCS를 필수적인 탈탄소화 솔루션에 포함, 지원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CCUS 기술 육성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탄소배출권 시장 강화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기술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높여 배출권 거래시장의 탄소 감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탄소배출권과 CCUS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놓였기 때문이다. 배출권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CCUS를 적극 활용할 거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산업계도 CCUS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석유화학기업 중에선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CCUS 설비 구축을 마무리하면서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새 CCUS 설비는 최대 가동 시 연간 약 7만6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으며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K&H 특수가스 처리 과정을 거쳐 드라이아이스·식음료용 탄소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LG화학은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CCU 메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 LG화학의 메탄건식개질(DRM) 기술을 적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조선업계도 연이어 성과를 내면서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LCO2(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4척을 수주해 올해 첫 번째 선박 진수식을 가졌다. LCO2 운반선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소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CCUS 주요 인프라 중 하나다. 한화오션의 경우 4만㎥급 대형 LCO2 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획득했고, 삼성중공업은 HMM·파나시아·한국선급(KR)과 공동으로 '선상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시스템'(OCCS) 실증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인 시멘트업계도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에 참여해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인시튜 탄산화 기술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표시멘트는 공장 굴뚝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건설 자재로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김진만 공주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다른 활용처로 전환하는 기술도 중요하다"며 "전환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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