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7월24일 '로보트 태권브이'가 개봉했다. 그래픽은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 장면. /사진=뉴시스
1976년 7월24일 극장용 장편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가 개봉했다. 김청기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당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로보트 태권브이' 제작에 참여한 이들은 각 분야 당대의 최고 전문가들이었다. 제작 기간은 약 8개월, 총 60여 명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원작 조항리, 각본 지상학, 음악 최창권 등이 참여했다. 제작은 한국 영화계 거목 유현목 영화감독이 각각 맡았고 세계적인 소리전문가 김벌래도 참여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로 시작되는 주제가는 최호섭이 불렀다.


'태권브이'는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13만명의 관객이 관람하는 등 그해 개봉된 영화 전체에서 흥행 2위를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사진은 '2022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에 전시된 태권브이 모형. /사진=뉴스1
한국형 로봇 히어로의 첫 등장
'로보트 태권브이'는 태권도라는 무술을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한국적 정체성을 담으려 한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태권도를 기반으로 하는 전투 방식,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서사, 당시 국내 어린이들에게 강력한 영웅 서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사회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역사에서 로보트 태권브이는 단순한 추억이 아닌 산업적 상징성과 기술적 이정표로 남아 있다. 로보트 태권브이는 2005년 9월 영화진흥위원회에 의해 30년 만에 복원된 바 있다. 원본 필름은 극장상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됐으나, 총 1만8852프레임의 그림에 대해 스크래치를 제거하고 색을 보정하는 작업을 통해 일반 관객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 최초로 영화 전편에 대한 디지털 영상복원을 마무리한 것이었다.

오는 2026년에는 개봉 5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한정판 굿즈 재출시, 기획전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세기 전 스크린 위로 날아오른 거대한 로봇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여전히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