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공시생 A씨는 시험 응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연봉이 적다며 기피했던 공무원에 20대가 다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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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결국 안정적 일자리 수요 늘어━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공무원 입시 학원가에는 20대 학생들이 가득했다. 한 공무원 학원에서 만난 A씨는 최근 9급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요즘 취업 시장이 어렵고 또 기업도 요즘 어려워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곳도 있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다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친구들은 별로 없었는데 올해 저 말고도 친구 2~3명도 함께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라"라며 "시험 준비도 어렵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요즘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보건직 공무원을 시험을 본 B씨(29)는 공무원 시험 응시 이유에 대해 "원래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며 "3교대를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시간대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다가 보건직 공무원이 안정적이고 근무 환경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은행권에서 희망퇴직을 받거나 사기업에서 신입 채용 계획이 없거나 수가 줄어드는 등 고용 불안은 높은 상황이다. 지난 21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중견기업 고용 전망 조사 결과' 기준 조사 대상 중견기업 중 56%가 올해 하반기 고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실적 악화·긴축 경영(28.3%), 인건비 부담 증가(28.1%), 경기 악화 우려(20.6%)' 등이 있다. 높아진 고용 불안과 취업난으로 인해 2030세대 중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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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에 복지 늘어난 공무원, 2030세대 만족도 높일 수 있을까?━
물론 사기업에 비해 공무원 초임 연봉은 높진 않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월 실무직·저연차 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9급 공무원 초임 보수를 수당 포함해 월 300만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9급 공무원이 된 초임 보수는 269만원 정도다. 지난 2월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3년 기준 우리나라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정규직 대졸 초임(연 임금 총액)은 초과급여 제외 시 연 5100만원, 초과급여 포함 시 연 5302만원이라고 밝혔다. 2년 전 자료 기준이지만 공무원보다 사기업 초임 연봉이 높은 편이다.
연봉이 사기업에 비해 낮지만 공무원 연봉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다양한 복지 정책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2030세대에게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 4.5일제 도입 추진, 육아휴직 수당 등 여러 혜택이 있기 때문에 고용불안, 취업난에 시달리는 2030 세대 내에선 공무원 도전에 나설 이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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