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12년지기 절친이 축의금 5만원을 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와 친구 B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붙어 다닌 절친이었다. 매일 통화하고 월급날에는 같이 쇼핑하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B씨는 3년 전 먼저 결혼했다. A씨는 "그때 저는 연구비도 없는 대학원생이어서 돈도 없었다. 그래도 제 유일한 베프 결혼식이니까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50만원 냈다. 웨딩촬영도 따라가서 사진 다 찍어주고 결혼식 날도 새벽까지 가서 메이크업부터 가방 순이까지 제가 다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물질적 보답은 받지 못했지만 절친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시간이 흘렀고 A씨는 지난주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웨딩촬영이나 가방 순이는 B씨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 부탁하지 않았다. 대신 오랜 친구니까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축사만 부탁했다. B씨는 A씨 결혼식 날 남편과 같이 와서 귀여운 축사를 선물했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추억을 만들었다.
문제는 A씨가 신혼여행을 다녀와 축의금 정산을 하던 중 발생했다. A씨는 "친구 이름 옆에 적힌 숫자가 5만원이더라. 동명이인인가 싶어서 눈을 비볐다. 친구는 남편이랑 둘이 와서 1인당 8만원짜리 뷔페 먹고 갔다.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혼식이 수금하는 날도 아니고 잘 먹고 갔으면 됐다고 생각하려다가도 너무 이해가 안 갔다"며 "며칠을 끙끙 앓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큰맘 먹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카톡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더 놀라운 건 B씨 반응이었다. 그는 "5만원 한 거 맞다. 신혼이라 대출이 많아서 여윳돈이 없었다"며 "원래 결혼하면 그런 거다. 그게 그렇게 서운했냐. 축사해줬으니 축사값을 받아야 하는데 축하하는 마음으로 오히려 축의금을 낸 거다"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청첩장 줄 때 축사 부탁하면서 와인바에서 식사도 거하게 샀다. 다들 빠듯하게 사니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신혼여행 이야기할 때 자기들도 여름휴가 고민 중이라며 해외 어디로 갈까 이야기했었다. 그러면서 제 축의금은 못 낸다는 거냐"라며 "가난한 학생 신분에도 축하하는 마음으로 50만원을 냈는데 친구 마음은 5만원짜리인가 싶어 씁쓸하다. 제가 속물인 거냐.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축사하면 원래 돈 받는 거라는 말에 더 들을 가치도 없다. 못됐다" "상대는 딱 그 정도의 친분이라 생각하나 보다" "사람 관계가 참 어렵다" "해외여행 고민하면서 50만원 없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 "손절이 필요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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