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흑인 여성 마리아 마카가토(45)와 루시아 은들로부(34)는 농장에서 돼지 먹이로 쓰는 유통기한 임박 유제품을 찾기 위해 남아공 북부 림포포주 폴로콰네 인근 한 농장에 갔다가 총격당해 사망했다. 당시 은들로부 남편도 동행했는데 이 남성은 총격은 받았지만 목숨은 건졌다. 두 여성의 시신은 돼지우리에 유기됐고 돼지들이 시신을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으로 농장주 자카리아 요하네스 올리비에(60)와 농장 감독 에이드리언 드 웨트(20), 노동자 윌리엄 무소라(50)가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농장 감독 드 웨트는 농장주 올리비에에게 살인과 증거은폐 책임을 돌렸다.
용의자들은 당시 희생자들 시신을 돼지우리에 던져 증거를 없애려 한 것으로 추정돼 살인 외에도 증거은폐 혐의가 적용됐다.
이 사건은 남아공 전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아파르트헤이트(흑백인 분리제도)가 폐지된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흑백 차별이 심하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백인 농장주가 흑인 여성들을 살해하자 공분은 거세지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대부분의 개인 농지가 백인 소유이며 농장 노동자들은 대부분 흑인이다. 노동자로 일하는 흑인들 대부분은 저임금 노동자다. 반면 많은 백인 농장주는 높은 범죄율을 호소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은들로부의 남편에게 총을 발사한 혐의로 살인미수 혐의도 받고 있으며 불법 총기 소지 및 증거은폐(시신을 돼지우리에 유기한 행위) 혐의도 받고 있다.
림포포 고등법원에는 재판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을 지지하는 방청객들이 대거 몰렸다. 이날 재판은 농장 감독의 증언이 이뤄졌지만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 연기 요청으로 본격 심리는 오는 11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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