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천양희 시인이 등단 60주년을 맞아 자신의 대표작 가운데 짧은 시만 골라 엮은 자선 시선집 '너에게 쓴다'를 출간했다.
시인은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고 말하며, 짧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시 61편을 선별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들', '머금다' 등 삶의 고독과 존재의 본질을 간결한 시로 그려냈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내 몸을 쳐서 시를 쓰나"('벌새가 사는 법') 같은 구절에서는 시인의 치열한 삶의 태도가 드러난다.
2부의 표제작 '너에게 쓴다'를 비롯해 '운명', '완창' 등에서는 시인이 삶과 정면으로 마주한 통찰이 엿보인다. 특히 "절망도 절창하면 희망이 된다"('완창')는 구절은 인생의 황혼에 도달한 시인의 깊은 깨달음을 보여준다.
3부에서는 시인의 성찰과 인생의 철학을 담은 '밥', '나는 누구인가', '벽' 등이 등장한다. 이 시편들은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시인의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4부에서는 '축복', '어둠', '하루살이' 등 일상의 사소함에서 발견한 삶의 진리를 통해 독자에게 위안과 평온을 건넨다.
시인은 이번 선집을 위해 공초문학상, 만해문학상, 청마문학상 등 수상작을 포함한 기존 시집에서 작품을 엄선했다. 몇몇 시는 2025년 독자를 위해 시구를 간결하게 다듬었다.
천양희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60년 동안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선집은 그의 시력을 응축한 특별한 기록이다.
'너에게 쓴다'는 삶의 희로애락을 짧은 시의 정수로 표현한 책으로, 시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위안을 찾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권할 만한 선집이다.
△ 너에게 쓴다/ 천양희 지음/ 창비/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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