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기후위기와 기술 혁신, 인구 감소, 환경 붕괴라는 이슈가 중첩된 오늘날,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신간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데이터와 이성의 언어로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다. 저자 바츨라프 스밀은 50년 넘게 인류 문명의 궤적을 통계와 수치로 추적해온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다.
스밀은 인류의 삶을 결정지은 다섯 가지 거대한 전환―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을 중심으로 현대 문명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탐색한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이행, 석탄과 석유를 동력으로 한 에너지 혁명, 생존에서 풍요로 옮겨간 식생활,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이어지는 인구 변화, 그리고 환경 파괴라는 결과까지를 정밀하게 추적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맹목적 낙관론과, "인류가 곧 멸망할 것"이라는 종말론적 비관론 모두에 선을 긋는다.
스밀은 "현실을 꿰뚫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한 이론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다섯 축에서 진행된 전환은 예외 없이 S자 곡선처럼 서서히 시작돼 급속히 증가하고, 다시 안정기에 접어드는 패턴을 따른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도는 단숨에 전환을 일으키지 않는다. 기존 체계와의 오랜 병존과 마찰, 점진적 확산을 거쳐야만 전환은 완성된다. 저자는 이를 다양한 통계와 사례, 역사적 분석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책은 각 전환의 핵심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구 편에서는 출산율 감소와 도시화, 메가시티 출현이라는 흐름을, 식량 편에서는 기아의 종식과 그 이면의 식생활 변화와 환경 문제를, 에너지 편에서는 석탄에서 전기로의 전환과 운송 부문이 여전히 안고 있는 한계 지점을 제시한다.
경제 편에서는 제조업에서 서비스 중심으로의 변화와 그에 따른 고용 구조의 진화를 설명하며, 환경 편에서는 에너지와 산업이 남긴 '청구서'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를 적시한다.
스밀은 이러한 전환들이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며,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독자에게 묻는다. "지금의 변화는 다음 세대를 위한 진정한 전환이 될 수 있는가?" 이 책은 경고장이자 지도이며, 동시에 결단을 요구하는 시그널이다.
△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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