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가 겨울철 논에 보리 등을 재배했다가 수확 대신 갈아엎는 '녹비(Green Manure)' 농법이 벼 재배지 토양의 구조 개선과 유기탄소 저장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경북대에 따르면 녹비는 겨울 휴경기에 보리·헤어리베치 등 작물을 키운 뒤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토양에 환원하는 친환경 농법이다. 기존 연구가 주로 밭이나 건조한 토양에 집중된 데 비해 이정구 응용생명과학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물에 잠긴 논 환경에서 녹비가 토양 구조와 탄소의 안정적 저장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교수팀은 2년간 벼 재배 논토양에서 녹비 작물을 재배·환원하고 토양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토양 입자가 뭉쳐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입단 안정성이 화학비료(NPK) 중심 처리 대비 22%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난분해성 탄소와 토양 건강 지표인 휴믹산 함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미세 입자 구조와 무기물 결합이 촉진돼 탄소의 장기 저장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녹비는 단순한 유기비료를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과 탄소중립을 이끌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성과가 한국형 탄소중립 농업 모델 정립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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