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사진=차봇모빌리티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자동차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강성근 대표의 확신이 '차봇 모빌리티(이하 차봇)'의 시동을 켰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 하나로 몸담은 자동차 딜러 경력 3년, 이 시간은 170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한계를 직면한 순간이었다.


차량 구매부터 보험, 금융, 관리, 판매까지 각각 다른 채널을 거쳐야 하는 파편화된 경험과 딜러와 소비자 사이 정보 불균형까지, 평균 3개월 이상 소요되는 구매 여정에서 소비자들은 '똑똑한 소비'를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소비자와 딜러를 잇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깨달은 강 대표는 디지털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렇게 2016년, 차봇이 첫 바퀴를 굴렸다.

강 대표는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에 걸친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 되는 시대에, 모든 사람이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스스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운전자 생애주기에 맞춘 완결성… 국내 찍고 해외로
차봇은 구매·관리·판매 등 운전자가 자동차와 관련해 거치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 무기는 운전자 생애주기에 주목한 B2B2C(기업→기업→소비자) 구조의 통합 서비스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딜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완결형 오토커머스 솔루션을 운영하며, 현재 약 6만명의 국내 딜러 중 절반이 넘는 3만2000여명이 차봇 멤버십에 가입했다. 강 대표는 "이는 자동차 유통의 핵심 채널을 확보한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딜러와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쌍방향 솔루션도 강점이다. 딜러에게는 '차봇 프라임'과 '차팀장'을 통해 고객관리·업무 효율성을 높여주고, 소비자에게는 '차봇' 앱을 통해 차량 구매부터 보험, 금융, 관리, 판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 대표는 "자동차를 '사고-타고–파는' 운전자 생애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로, 단순한 중개 플랫폼이 아닌 모빌리티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것이 차봇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전은 하나금융그룹의 눈에도 들어왔다. 2021년 하나원큐 애자일랩 12기에 선정된 이후 실무 협업이 빠르게 확대됐고 전략적 투자로 이어졌다.

하나은행·하나벤처스가 시리즈B·C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하나카드·하나손해보험·하나캐피탈 등과는 렌터카 결제 서비스, 맞춤형 보험, 프리미엄 오프로더 전용 운용리스 등 다양한 금융·모빌리티 결합 모델을 실험 중이다.

강 대표는 "하나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브랜드 신뢰도·사업 기획 역량은 해외 진출과 신사업 확장에서도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금융 노하우와 차봇의 오토커머스 플랫폼을 결합해 금융데이터 기반 맞춤형 차량 금융·보험 추천, 모빌리티–금융 공동 마케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차봇모빌리티
하나금융 업고 글로벌 확장 가속 페달
최근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GMEP) 미국 실리콘밸리 트랙에 최종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GMEP는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현지 사업화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차봇은 차량 데이터 활용 기술력과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아 총 20개 선정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강 대표는 "GMEP 선정은 차봇의 글로벌 확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밸리 현지 액셀러레이터와 협력해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킹 확대를 비롯해 해외 시장 진출에 거는 기대도 크다. 현재 차봇은 북미, 일본, 몽골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 중이다. 강 대표는 "차봇이 보유한 완결형 오토커머스 모델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사업 모델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차봇의 누적 서비스 사용자는 160만명, 거래액은 1조3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신차 구매 중심의 디지털 오토커머스 사업으로 손익분기점(BEP) 달성과 '질적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강 대표는 스타트업이 혁신으로 기존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대학 멘토링과 산학협력을 통해 단순한 수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조직문화는 속도와 실행에 방점이 찍혀 있다. F1 팀에서 영감을 받아 동료를 '크루'라 부르고 소통은 수평적으로 하되 실행은 수직적으로 진행한다.

그는 "0.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냉혹한 레이싱 세계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빠른 성장의 속도감을 즐기면서도, 그 과정에서 개인의 성장과 성취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묻자 그는 "과거 현장에서 봤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더 나은 운전자의 삶을 만들고 있다는 걸 실감할 때"라고 답했다.

강 대표의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운전자가 차를 사고, 타고, 관리하고, 파는 전 과정이 차봇에서 끝나는 것. 공정하고 투명하며 최적화된 여정을 완결하는 진정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그는 "기존 딜러들이 디지털 전환에 적응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을 이끄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