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국제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여자배구대표팀(대한배구협회 제공)


(진주=뉴스1) 안영준 기자 = 주장 강소휘가 부활하며 자존심을 되찾았고, 문지윤은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 처음 대표팀에 소집된 박은진은 실험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기대케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얻고 있는 수확이다.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진주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12일 아르헨티나에 1-3 패배, 13일 프랑스에 2-3으로 각각 졌다. 아직 첫 승이 없다는 결과만 보면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면 수확도 꽤 있다.

우선 이번 시즌 새롭게 주장을 맡은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가 부활했다.

강소휘는 대표팀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서 1승11패로 강등당하면서,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적지 않게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홈에서 치르는 대회 첫 경기 아르헨티나전에서 1득점에 그쳐,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2차전에선 달랐다.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수비는 좋았지만 공격은 아쉬웠다. 더 분발하고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스스로 판단했던 강소휘는 프랑스전에서 절치부심,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강소휘는 장신 공격수가 가득한 프랑스를 상대로 블로킹으로 득점하는 등, 한국 선수 중 최다인 15점을 뽑아내면서 제 몫을 다했다. 스윙 리듬은 물론 경기를 운영하는 자세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게 느껴졌다.

주장의 부활은 강소휘뿐 아니라 대표팀 전체에도 긍정적 시너지를 줄 수 있다.

차상현 SBS 해설위원 역시 "전날 1점이었던 강소휘가 프랑스전에선 15점으로 완전히 살아나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다"고 코멘트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8점을 뽑아낸 문지윤(가운데)(대한배구협회 제공)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은 아르헨티나전 18점, 프랑스전 9점으로 2차전까지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V리그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을 낼 수 있는 아포짓 자리에 주로 외국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래서 국내 선수가 아포짓에서 펄펄 나는 모습은 큰 의미가 있다.

문지윤은 강호들과 연달아 맞서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중압감 큰 경기 막판에도 어려운 공을 자신있게 처리, 득점했다.

모랄레스 감독 역시 "대표팀의 아포짓 스파이커가 소속 팀에서는 그 자리에서 뛰지 못하는 게 한국 여자배구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그렇기에 어찌 보면 가장 발전할 여지가 남은 게 아포짓이기도 하다. 문지윤은 많이 발전했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강소휘 역시 "문지윤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전에는 한 코스로만 때렸는데 이제는 다양한 각도도 볼 줄 안다. 아르헨티나전에선 (문)지윤이 활약 덕분에 4세트까지 갈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미들블로커 박은진의 실험도 대표팀엔 큰 자산이다. 박은진은 2020 도쿄 올림픽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박은진이지만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모랄레스 감독은 프랑스전에서 이다현과 정윤주를 쉬게 하고 박은진을 다양한 상황에서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실험했다. 박은진은 공수에서 활약하며 6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프랑스전 이후 모랄레스 감독은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곳이 미들블로커 자리다. 박은진까지 합류하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조합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한편 한국은 14일 하루 경기 없이 회복의 시간을 갖는다. 대표팀은 오전 휴식 후 오후 볼 훈련과 웨이트 훈련 등을 실시한다.

이어 15일 스웨덴, 16일 일본, 17일 체코 등 강팀들과의 일전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대한배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