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Only God Knows Everything·오직 신만이 모든 것을 안다)라는 제목은 여러 가지 도덕적 딜레마가 얽히고설킨 영화의 주제를 아우른다. 원안의 제목은 '경계인'이었으나 백승환 감독은 부제였던 '온리 갓 노우즈'에 더 매력을 느껴 결국 최종 제목으로 결정하게 됐다.
'온리 갓 노우즈'는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신승호 분)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배우 신승호와 한지은, 박명훈, 전소민이 주연을 맡았다.
이야기는 사제로 갓 서품을 받은 정도운이 교인의 고해성사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이호준이라 밝힌 교인은 실종된 정도운의 어머니가 살해됐음을 알리고 도망친다. 이후 이호준의 집을 찾아간 정도운은 그가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정도운은 어린 시절 '싱글맘'이었던 어머니의 실종으로 인해 고아로 자랐다. 아버지 같은 요한 신부(유성주 분)의 보살핌 아래 아들처럼 키워졌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그에게 여전한 상실감으로 남아있다. 그런 그에게 이호준이 고해성사를 하며 남긴 말은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이후 정도운은 병원에서 만난 이호준의 여동생 이호연(이지현 분)으로부터 이호준이 전신교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또한 어머니의 실종에 전신교의 핵심 인사 백수연(전소민 분)과 공운철(이중옥 분) 부부, 그리고 무당 심광운(박명훈 분) 등이 연관돼 있음도 알게 된다.
정도운은 용서와 사랑을 말하는 신부이지만, 어머니의 실종과 관련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 그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복수심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한편 강력계 형사인 윤주영(한지은 분)은 수사 현장에서 정도운을 만나게 되고, 성주동 편모 실종 사건이 정도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사제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에게 종교적인 딜레마를 부여하며 흥미롭게 출발한다. 신승호가 연기하는 주인공 정도운은 사제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거로 인해 고통을 느끼는 인물이다. 신승호는 사제복을 입고 복수심과 종교인의 도리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젊은이를 그럴듯하게 연기해 냈다.
대중에게는 군복 차림으로 익숙한 신승호의 캐스팅은 보통 사제의 캐릭터를 떠올리면 상상할 수 있는 심약하고 섬세한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선택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복수심을 감추고 있다가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하는 신승호의 에너지는 묵직하고 거창한 전반부에 비해 다소 혼란스럽고 미미한 영화의 결말 부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의미심장한 시작에 비해 알쏭달쏭한 끝이 아쉽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하나의 메시지로 직조되지 못했다. 각각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강조하여 보는 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부분에서는 인상적이나, 캐릭터마다 너무 많은 서사를 부여한 까닭에 정돈이 잘되지 않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사건의 실체와 연관된 중심 사건은 그 자극성에 비해 미미하고 단출하다. 단, 배우들의 열연만은 빛난다. 특히 주인공 신승호의 존재감과 연기력은 이 배우가 가진 가능성의 폭을 넓혔다. 상영 시간은 115분.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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