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파인' 배우 임수정이 동안 수식어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에 맡긴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극본 강윤성 안승환/연출 강윤성/이하 '파인')에 출연한 임수정이 임터뷰를 가졌다.
'파인'은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파인'은 2025년 공개된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 1위에 올랐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나인 퍼즐'에 이어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시청 수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능성도 입증했다. (공개 후 7일 기준)
임수정은 극 중 보물찾기의 자금을 대는 흥백산업 천회장(장광 분)의 새 부인이자 경리 출신으로 셈에 밝은 인물인 양정숙 역을 맡아 돈과 권력의 야망에 도취한 인간의 본능을 디테일한 캐릭터 해석력과 오랜 연기 내공으로 단련된 표현력으로 완성했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정숙은 희동(양세종 분)을 정말 사랑했던 걸까.
▶그런 부분도 원작과 조금 다른 드라마만의 양정숙이다. 감독님이 의도가 많이 들어가 있다. 양정숙이 원작에서는 조금 더 관계에 있어서 능숙한 모습이 있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감독님이 각색하시면서 조금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돈 좋아하고 성공하려는 권력욕이 있는 양정숙인데 사랑만큼은 아직은 서툰 면을 넣으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나도 그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희동에게는 은연중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간 것 같다. 주변 남자들은 알게 모르게 정숙을 배신한다. 희동은 정숙에게 다른 결의 남자였던 것 같다. 선한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남자다. 여자로서 희동에게 마음이 커지지 않았을까 해석했다.
-희동과 접점이 많지 않은데.
▶3회 의상실 밀실에서 보낸 시간 말고 딱히 보이는 장면은 없다. 한참 뒤에 희동이가 선자를 구출하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고 하지 않나. 그때 그냥 가지라고 한다. 정숙의 유일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양정숙이 가졌던 마음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했다. 로맨스가 주축인 서사가 아니다 보니까 나오는 신마다 최대한 끌어모아서 표현했다.
-희동, 정숙과 밀애신 수위는 어떻게 조절했나. 원작과 다른 분위기인데.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했다. 감독님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영화 '화양연화'를 언급하면서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연출하려고 하셨다. 원작에서는 밀실 장면이 되게 센 대사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정숙이 희동에게 성적으로 희롱하는 느낌으로 대하는 신도 있고, 더 센 느낌이다. 감독님은 그런 걸 원하지는 않으셨다.
-양정숙 말투가 인상적이다.
▶특별하게 서울 말투리를 쓰려고 한 것은 아니다. 전작이 '거미집'이었는데 그때 배경이 1970년대였고 가끔 그 말투가 잘 묻어 나온 것 같다. 특별하게 사투리를 의식한 것은 아닌데
-후반부 소리지르는 신이 인상적이었다.
▶완전하게 양정숙에 몰입했던 시기다. 양정숙 특유의 걸음걸이로 걸었다고 하더라. (웃음) 양정숙 입장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모든 수를 다 던졌는데 그게 다 이뤄지지 않으니까 무너져내리는 감정 상태다. 그걸 표현할 때 진짜 감정을 끌어와서 연기했다. 완전 몰입해서 했던 것 같다. 얼굴 근육도 다 일그러트리면서 연기했다. 양정숙 입장에서 너무 분노가 크고 속상하고 '내 주변에 왜 다 멍청이들인지' 싶은 거다. 알고 보면 본인이 제일 멍청할 수도 있긴 하지만. (웃음) 현장에서 봤을 때는 '양정숙 답다' 반응이 나오길 바라면서 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20주년 기념판이 나와서 화제가 됐다. 돌아보면 어떤가.
▶20주년판도 나오고 '지구오락실'에 언급됐다고 하더라. 고맙게도 MZ 세대들이 찾아본 계기가 된 것 같다. 너무 고맙더라. 당시에 '미사폐인'도 봤지만 최근 새롭게 본 분도 있는 것 같다. 그때 임수정이 '파인'같은 작품도 하니까 '임수정 배우가 성장했구나' 봐주시길 바란다. 다시 보면 아쉬운 장면이 보여서 잘 안 보지만, 다시 돌아가서 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표적인 동안 배우로 꼽힌다. 그런 말이 부담이 되는지.
▶그렇게 말해주시면 늘 감사하다. 그렇게 말해주시는 게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까지 작품을 해오면서 내 이미지, 대중이 생각하는 모습이 도움이 많이 됐다. 부담은 별로 (안 느끼고) 자연스럽게 시간에 맡긴다. 보통 배우들이 하는 관리 정도야 한다. 운동도 하고 피부과도 다닌다. 누구나 하는 정도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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