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소집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전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대 37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 NCC) 설비 감축을 하면 규제완화 및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을 시작해야 한다.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는 1987년 파산하면서 당대 최대 코쿰스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됐고, 2002년 철거됐는데 스웨덴 조선업 쇠퇴를 상징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이같은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의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을 언급했다. 그는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석유화학기업은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 줄 것"을 촉구했다.
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업계가 사업재편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밝힌 만큼 금융권에 석화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함께 힘써주기를 요청했다. 특히 기업의 자구노력을 엄중히 평가하고, 타당한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금융권이 냉철한 관찰자·심판자와 조력자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며 사업재편과정에서 수반되는 지역경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배려를 요청했다. 석유화학업계의 금융권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은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들은 석유화학 사업재편고 관련한 금융지원 원칙에 공감대를 이뤘다. ▲기업과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책임이행을 전제로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 협약을 통해 지원키로 협의했다.
기업이 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존여신 유지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수준은 기업이 사업재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채권금융회사간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