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25일(한국시간) 열린 PGA 투어 챔피언십 우승 후 페덱스컵을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유럽 무대의 강자로 군림했지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선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토미 플리트우드(34·잉글랜드)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린 '왕중왕전'에서 첫 우승의 결실을 보았다.


플리트우드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 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플리트우드는 공동 2위 러셀 헨리,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15언더파 265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플리트우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에 정말 기쁘다"면서 "앞으로 더 발전하고,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플리트우드는 유럽투어에서 7승을 수확한 베테랑이다. 그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PGA투어 무대에 뛰어들었는데, 준수한 성적을 내면서도 좀처럼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이 대회 전까지 163차례 출전한 PGA투어 대회에서 준우승 6회, '톱5' 30회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최고의 자리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랬던 그가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한풀이'에 성공했다. 그는 2라운드에서 선두로 올라선 뒤 마지막 날까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PGA투어 첫 우승과 함께 페덱스컵을 차지하며 '왕좌'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지막 날 경쟁한 캔틀레이와 헨리까지, 이번 대회에선 그 누구도 플리트우드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는 "나는 끈기를 가지고 계속해서 정상에 서려고 노력했다"면서 "잘되지 않을 때는 낙담하거나, 잠시 쉬다 다시 시작하기도 했지만, 늘 끊임없이 노력했다. 오늘의 결과는 노력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오늘 우승하지 못했더라도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결국 내가 증명할 수 있었던 건, 끊임없이 시도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 AFP=뉴스1


우승에 대해 감격스러워 한 플리트우드지만, '1승' 이상의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진 않겠다고 했다.

플리트우드는 "나는 이번 대회 전에도 내가 일군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우승했든 못 했든 자부심이 있었다"면서 "그렇기에 이번 우승이 그런 사실을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이번 우승이 앞으로의 또 다른 우승을 위한 첫 승이 되길 바란다"면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려 노력할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이들이 '첫승'에 대해 물어보지 않는 것이 조금은 서운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도 했다.

플리트우드는 "그들이 그렇게 물어봤던 것이 조금은 그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은 그런 이야기들을 즐기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