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 N은 올해 7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 '운전의 재미'를 내세우며 출범한 지 10년 만의 성과다. 첫 양산차가 출시된 2017년 20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지난해 2만5000대까지 성장했다.
고성능차 수요가 높은 해외 시장에서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 현대 N 전체 판매 중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 AMG, BMW M 등 유럽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성능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첫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5 N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87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을 기반으로 전동화 혁신 기술을 집약해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아이오닉 5 N은 2024 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 영국 2023 탑기어 어워즈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 6 N을 출시해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은 내연기관 중심이지만, 전동화 전환에 따라 고성능 전기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N을 통해 이 같은 흐름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 6 N은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 토크 75.5kgf·m의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현대 N은 올해 아이오닉 6 N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출력을 높이는 것은 쉬워졌지만, N은 단순한 스피드를 넘어 브래이킹, 코너링, 내구성 등 운전의 재미에 필요한 기술요소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진정으로 운전을 즐길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모터스포츠 투자도 확대했다. 레이스에서 축적한 노하우는 양산차에 적용돼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대외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있다. 실제 현대차 'N'은 아반떼 N을 앞세워 월드랠리챔피언십(WRC), TCR 월드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세계 정상급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유럽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완성차 업계에서 고성능 전략은 흔히 '돈 안 되는 사업'으로 불린다.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 비해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성능 모델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신뢰도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성능차에 적용된 높은 기술이 양산차에도 탑재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과 브랜드 팬덤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고성능 전략을 채택했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를 출범하고, 연내 첫 양산 모델인 GV60 마그마를 출시한다. 마그마 레이싱 팀을 통해 내년 '국제자동차연맹(FIA) 세계 내구 챔피언십(WEC)', 2027년 국제모터스포츠협회(IMSA) 주최 스포츠카 챔피언십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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