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소비자원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중국산 무선청소기 대다수의 흡입력 표시 단위가 국산 제품과 달라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산 제품은 흡입력과 직접 관계없고 숫자 단위가 더 큰 파스칼(Pa) 표시를 사용해 와트(W)로 표시하는 국산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시중에 유통 중인 무선청소기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최대흡입력을 시험평가하고 제품별 표시·광고 내용을 조사·검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아이닉, 아이룸, 다이슨, 샤오미, 디베아, 드리미, 로보락, 틴도우 등 10개 브랜드의 무선청소기 제품은 흡입력 표시가 서로 달랐다.

삼성전자·LG전자 등 2개 제품은 표시 단위로 국제표준(IEC) 흡입력 단위인 W를, 다이슨(말레이시아산)·드리미(중국산) 등 2개 제품은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표준에서 통용되는 단위인 에어와트(AW)를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중국산인 아이닉·아이룸·샤오미·디베아·로보락·틴도우 등 6개 제품은 진공도 단위인 Pa을 최대흡입력으로 표시·광고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진공도는 흡입력을 이루는 1개 요소로 공기유량은 없고 제품 내부 압력 상태만을 나타내는 물리량"이라며 "흡입력 단위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W나 AW는 '십' 또는 '백'의 자리값인 반면 Pa는 '만'의 자리값이어서 pa로 표시할 경우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흡입력 시험 결과 삼성전자·LG전자·다이슨 등 3종은 최대흡입력이 280와트 이상을 충족했다.

그러나 1만8000∼4만8000Pa 범위의 진공도 값을 흡입력인 것처럼 표시한 중국산 6종의 최대흡입력은 58∼160W에 그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흡입력보다 크게 떨어졌다. 대표적인 중국산 제품인 로보락은 72W, 샤오미 제품은 82W로 국산 제품 흡입력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드리미 제품은 표시된 흡입력 수치(150W) 대비 80%(121W) 수준이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무선청소기의 핵심 성능인 흡입력을 소비자가 통일된 단위인 W로 확인·비교할 수 있도록 내년 초까지 국제표준(IEC)이 반영된 국가표준(KS)의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무선청소기 10개 제조·수입 업체에 실제 최대흡입력 시험결과와 국가표준 마련 동향을 공유하고, 8개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흡입력 수치·단위 표시의 선제적인 개선을 권고했다.

아울러 한국에너지공단에 무선청소기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청소성능 등 의무 표시 지정 검토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