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사건반장'에는 신혼 초부터 아내와 삐걱댔다는 30대 새신랑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직장동료였던 아내와 결혼했다. 아내는 이른바 개복치 같은 성격으로 작은 일에도 금세 기분이 상했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티 내는 성격이다. A씨가 아내와의 결혼을 알리자 직장 동료들은 "아내의 성격을 감당하겠냐"며 만류했다.
아내는 기분에 따라서 가족, 지인 등의 휴대전화 저장명을 바꿨다. 기분이 좋을 때는 A씨를 '내사랑'이라거나 '반쪽이'로 저장해두고, 어느 날에는 '메아리'라거나 '남의 편'이라고 바꿨다. 질문과 대답을 똑같이 했더니 빈정이 상해 메아리 같다고 비꼬아서 저장한 것이었다.
직장동료들도 별명을 붙여 불렀다. 밥값을 잘 안 내는 동료는 '밥도둑', 입이 가벼운 사람은 '촉새'라고 저장했고, 아파트 이웃들은 '족제비' '코끼리' '파리' 등으로 불렀다.
문제는 별명이 상대의 귀에 들어가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아내는 경비원에게 '너구리 아저씨'라고 말실수했다. A씨는 "그러다 싸움 날 수도 있다. 진짜 제발 별명 좀 붙이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내는 "이름보다 별명으로 불러야 입에 쫙 붙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느 날 아내에게 '들었다 놨다'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A씨가 "누구냐"고 묻자 당황한 아내는 "친군데 안 받아도 된다"고 했다. 잠시 후 A씨에게 전화를 건 어머니는 "방금 내가 며느리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 말했다. 통화를 끝낸 A씨는 "'들었다 놨다'가 우리 엄마냐"라고 묻자, 아내는 "얼마 전에 어머니가 장을 보러 갔는데 물건을 자꾸 들었다 놨다 하길래 그렇게 저장했다. 미안하다. 바꾸겠다"고 변명했다.
시어머니를 '찡찡이'라고 저장한 일이 발각되기도 했다. 발목 수술을 한 시어머니가 아프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같이 저장해놓은 것이었다. 얼마 전 장모와 함께 식사하던 A씨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당시 아내와 대화를 나누던 장모님이 "찡찡이가 밥 사줬다며?"라고 말했다.
해당 대화를 듣던 A씨가 고개를 들자, 두 사람은 당황해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A씨가 "장모님 설마 우리 엄마 얘기하시는 거냐"라고 묻자, 장모는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고 아내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A씨는 "신혼집 전세금도 어머니가 지원해 주시고 평소 반찬이랑 며느리 용돈도 챙겨줬다. 아내도 앞에선 '어머님, 감사해요' 하더니 뒤에선 조롱하는 듯한 모습에 화가 났다"라고 토로했다. 이후 A씨가 아내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차갑게 대하자 아내는 "도대체 언제까지 사과해야 하냐. 당신은 모르지만 어머니 비위 맞추는 게 얼마나 힘든데. 스트레스 풀려고 그런 거다. 이혼이라도 해줄까?"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수동 공격적인 의사소통이다. 불만이나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돌려서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거다. 상대방의 신뢰를 없애고 혼란을 준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걸 꼭 배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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