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40분 만에 끝났다. 김 여사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오후 2시10분부터 2시50분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1차 공판을 열었다. 김 여사는 재판이 시작되고 오후 2시12분쯤 재판부 호명에 따라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가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은 지난달 12일 구속된 후 43일 만이다.


남색 바지 정장 차림에 안경과 흰 마스크를 착용한 김 여사의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가 달려 있었다. 김 여사는 피고인석 가운데 세 명의 변호인 사이인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자 김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에 관해서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생년월일과 직업, 본적, 주소 등을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도 곧바로 진행됐다. 재판장이 김 여사의 생년월일을 묻자 김 여사는 "1972년 9월 2일입니다"라고 답했고, "현재 직업이 없는 것 맞나"라고 묻자 "예.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김 여사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관해 "이미 두 차례 걸쳐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천 개입 혐의에 관해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태균씨와 별도로 계약 관계를 체결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전성배씨가 전달했다는 청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청탁을 들었던 사실도 없다. 샤넬 가방은 전달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채 변호사는 "특검 공소장에 불필요한 기재가 많다"면서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공판준비 기일을 열어 증인신문 일정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다음 달 15일부터 진행된다. 재판부는 10월 중 15·22·24·29일 네 차례 재판을 진행하고, 11월부터는 매주 수·금요일 두 차례 재판을 연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중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돈을 대는 '전주'와 공범으로서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됐다. 또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고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받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안 청탁 목적으로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 상태로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것 역시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