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이 지난 25일 NHN 일본 사옥 'NHN아틀리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NHN
NHN이 서브컬처 장르의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를 토대로 일본 시장의 문을 가열차게 두드린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 등으로 꾸준함을 보여주는 가운데 10년 노하우의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다.

NHN은 지난 25일 NHN 일본 사옥 'NHN아틀리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시장 청사진을 설명했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은 한국과 일본 게임시장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식과 문화에서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호 본부장은 "한국 이용자는 1인칭 관점에서 직접 몰입해 플레이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일본 이용자는 3인칭 혹은 관찰자·관조적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느낌이 있다"고 운을 뗐다.

김 본부장은 "한국은 커뮤니티에서 개인의 실력과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본 이용자는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안정감과 그 안에서 기여한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고 했다. 개발과정 역시 상이하다. 한국은 프로젝트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이를 가장 빠르게 달성할 방법을 찾는다. 반면 일본은 개발자와 이용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지를 먼저 검증해 게임성을 찾는다.

속도감도 차이가 있다. 김상호 본부장은 "한국은 뛰어난 디자이너나 개발자 등 개인 역량을 프로젝트에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중요하다"며 "일본은 집단의 리더십을 중시하며 PD나 책임자가 모든 단계를 꼼꼼히 확인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NHN은 한국 본사와 일본 지사 모두에 독립적이면서도 규모가 비슷한 제작·사업 조직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각자가 잘하는 영역에 집중해 역량을 발휘했지만 앞으로는 양국 조직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협업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수년을 썼다.

이 같은 노력은 현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는 일본 국민 퍼즐게임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최근에도 일본 관련 기사에서 유튜버들이 중개하기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1위에 올랐다. 화려한 시각 연출과 빠른 점수 경쟁을 기반으로 한 관전·중개 콘텐츠의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누적 다운로드 3400만건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 동안만 해도 1100만건이 증가했다. #콤파스는 NHN이 직접 운영하는 게임으로 오시카쓰(캐릭터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활동) 문화를 대표하는 성공 사례다. 본사 역시 일본 시장 공략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NHN은 최근 어비스디아를 일본에 정식 출시하면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를 뗀 상태다. 국내 웹보드 사업에서 성과를 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소통을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버튜버 '스카야'를 사전 마케팅 단계부터 기획하여 데뷔시켰고 3주차 기준 신인 버튜버 랭킹 1위를 달성했다.

어비스디아는 NHN의 일본 흥행 가도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카드다. 김 본부장은 "캐릭터 설정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기다리는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 유저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