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틱 타이거(Celtic Tiger)라 불리며 유럽의 공업국으로 떠올라 이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허브가 된 아일랜드. 그 심장부 한복판에 자리 잡은 SK그룹의 바이오 유럽 전진기지,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찾은 날 맑은 하늘은 마치 이곳에 뿌리내린 K바이오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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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바이오 허브에 둥지 튼 K바이오━
SK는 2018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로부터 공장을 인수해 지금의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세웠다. SK바이오텍은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SK가 유럽 바이오 거점 기지로 이곳을 택한 것은 우수한 인력과 기업 친화적인 환경 덕분이다. 조너선 호칸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일랜드는 수십 년간 축적된 우수한 제약·바이오 인력 풀과 안정적인 인프라, 유럽 시장으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최적의 전략적 허브"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12.5%에 불과한 낮은 법인세율 등 아일랜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도 SK의 결정에 힘을 보탰다.
호칸 CFO는 "2017년 말 공장 인수 이후 아일랜드 정부 기관들과 여러 계획들을 긴밀히 협력하며 매우 긍정적인 민관 파트너십을 경험했다"며 "주로 인력 교육 및 개발과 관련된 부분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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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아닌 '사람'과 '역사'를 샀다…'신의 한 수' 된 M&A━
이러한 저력의 원천은 단연 '사람'이다. SK는 공장을 인수하며 기존 BMS 소속의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그대로 승계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글로벌 스탠더드를 체화한 제약·바이오 베테랑들이다.
사무동을 나와 공장동으로 향하자 그 활기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구내식당에서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며 영어와 여러 억양이 섞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곳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임을 증명했다. 직원들 틈에 앉아 해시브라운과 주스로 아침을 해결하는 동안, 이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곧 회사의 성장 동력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수한 인력을 존중하고 이들의 역량을 믿는 문화가 회사에 깊이 배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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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향한 투자…성장 엔진 'P2 플랜트' 가동 임박━
현재 공장에서는 대규모 상업생산을 위한 P2 플랜트 증설이 진행 중이었다. 인허가 문제로 일정이 다소 늦춰졌지만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신규 라인은 일부를 먼저 설치해 가동률과 수주 상황을 보며 단계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호칸 CFO는 "BMS 시절 대형 제약사 생산기지였던 곳을 CDMO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추가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과 인력, 설비 투자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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