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오픈AI와 함께 플로팅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에서 양측이 이를 확정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각각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부유식 발전 설비, 관제센터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말 그대로 바다 위에 구축하는 데이터센터다. 아직 상용화 사례는 없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비해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연구에 착수한 단계다. 해안 접안형과 외해 설치형 모두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과 오픈AI가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태양광·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그린 에너지 발전 시설과 데이터센터를 부유식 구조물에 함께 올리는 방식이 유력하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막대한 전력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구상이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부지 비용 절감이다. 해상에 발전 설비와 데이터센터를 함께 구축하면 육상 대비 부지 확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바닷물을 활용한 냉각이 가능해 서버 발열 문제 해결에도 유리하다. 부유식 설비에 자체 발전원을 탑재하거나 인근 해상풍력과 연계하면 전력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이미 입증했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 9기 중 5기를 건조한 '절대 강자'다. 모잠비크 FLNG 수주가 임박했으며 아르헨티나 등 다른 시장에서도 기회를 노린다. 부유식 SMR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에는 덴마크 시보그와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고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SMR 탑재 부유체 '파워 바지' 기본 인증도 획득했다.
해외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일본 해운사 미쓰이OSK라인즈(MOL)는 튀르키예 발전 기업 카파워십(Karpowership) 등과 손잡고 2027년 첫 플로팅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규모는 20~73MW(메가와트)급으로 예상된다. 중고 선박을 개조해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공사 기간을 육상(4년) 대비 1년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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