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0.14.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해킹사고를 빚은 KT의 경영진들이 연이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여야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으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석한 김영섭 KT 대표는 불법 펨토셀 장비를 이용한 소액결제 피해 및 해킹사고에 대해 미흡하게 대처했다며 질책을 받았다.

오는 21일 예정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KT 해킹사고에 더해 김영섭 대표 거취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달 30일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용복 KT 부문상무 ▲추의정 KT 사내상무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 ▲황태선 KT CISO/CPO 등 주요 임원들도 출석한다.

해킹사고 관련 지난달 열린 과방위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책임론을 거론하며 김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지금 (사퇴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부적절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KT는 정권교체 시기마다 경영진 교체 등 외압에 시달렸다. 2023년 8월 KT 사장 교체 과정에서도 의혹이 제기됐는데 현재 여당 의원들은 김 대표를 '윤석열 낙하산 인사', '통신 비전문가'라고 비난했다. 당시 KT 이사회는 윤경림 전 KT 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으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윤 전 부문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약 6개월 남겨둔 상태며 통상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3개월 전까지는 차기 후보가 확정된다. 과방위는 2년전 KT 사장 교체 과정에서 외압 등 정치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인데 구현모 전 KT 대표와 당시 사장 후보였던 윤경림 전 KT 부문장 등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배경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강, 서울의 미래 :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서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03.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이틀 전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 김재섭 의원(국민의힘·서울 도봉갑)은 김 대표를 향해 "KT가 해킹 피해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해명을 반복해 추가 피해가 커졌다"며 질타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유사 피해 시 전체 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보낸 것과 달리 KT는 피해자에게만 통지해 전체 고객 보호에 소홀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전체 고객에게 통지하면 피해와 무관한 고객이 불필요한 우려와 걱정을 느낄까봐 그랬다"면서도 "관리와 사전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과 고객께 불안감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리며 혁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KT 해킹사고 피의자들은 차량에 펨토셀을 탑재해 KT 기지국 네트워크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불법 소액결제 범죄를 저질렀다. 지난 13일 기준 피해 규모는 220건, 피해 금액은 1억4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