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홈데코·문구·뷰티를 주제로 서울디자인재단과 2025 DDP디자인페어를 개최했다. /사진=김유나 기자
"여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현지에서 만든 제품을 사고 싶어 디자인페어를 찾았어요"
지난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2025 DDP디자인페어 입구를 지나자 관람객들로 홀은 인산인해였다. 한국적인 멋을 살린 도자기 브랜드 '무자기' 전시장 앞에서 번역기로 한국어 설명을 읽던 호주인 케이티 포터(33)씨는 디자인페어를 방문한 이유를 이처럼 말했다. 29CM에 따르면 이번 페어 입점 브랜드의 약 97%가 국내 브랜드다. K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커진 요즘, 홈데코·문구·뷰티 카테고리의 국내 브랜드가 관광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포터씨는 "내일은 관광객 사이에서 성수에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유명한 이구홈 성수점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9CM 관계자는 "지난 9월 한 달간 이구홈 성수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섰다"며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 관광객들과의 접점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DDP디자인페어는 업계의 주요 글로벌 축제다. 포터씨처럼 행사장을 찾는 외국인 관람객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앙리 바께(48)씨는 "프랑스에서 커틀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 론칭을 준비 중이다"며 "이번 페어에서 한국 시장 분위기와 소비자 취향을 파악하고 국내 브랜드와 네트워킹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전시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DDP 디자인페어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유나 기자
새 라이프스타일, 25~39 여성 매료
29CM가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어 2025 DDP디자인페어를 민간기업 최초로 공동 개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DDP디자인페어는 올해 7회째로 지난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29CM는 이번 행사에서 홈데코·문구·뷰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컬렉션을 확대하고 체험형 공간과 실시간 라이브 등으로 새로운 고객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민간 최초 공동 개최의 상징성 ▲패션을 넘어 홈데코·문구·뷰티로 확장한 29CM의 큐레이션 ▲국내 브랜드 중심 구성이다. 29CM 관계자는 "지난 4월 문구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이를 흥미롭게 생각한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며 "국내 브랜드 발굴에 힘쓰는 모습을 좋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9CM가 25~39연령 여성들의 취향에 맞는 제안을 잘하는 것이 강점인데 이들의 홈데코·문구·뷰티 관심이 높아 카테고리를 확장하게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29CM는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형태 아파트를 주제로 29APT 부스를 준비했다. /사진=김유나 기자
29CM는 브랜드관을 서울의 대표 주거 형태인 아파트를 활용한 '29APT' 콘셉트로 구성했다. '집은 곧 취향의 집합소'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 유형을 4가지로 정의해 어울리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보인다. 4가지 유형은 ▲129동 인생이 맥시멀리스트 ▲229동 쉼 예찬론자 ▲329동 고요한 미식가 ▲429동 낭만적 실용주의자 등으로 구성된다. 29CM는 가구 조명 홈데코 패브릭 주방 등 68개 브랜드를 제안하고 동별로 어울리는 브랜드들이 들어서 있다.
식스티세컨즈의 29CM 입점 후 3개월 동안 매출이 입점 이전에 비해 두배 이상 성장했다. /사진=김유나 기자
매트리스 및 침구류 브랜드 식스티세컨즈의 관계자는 "29CM에 입점하고 3개월 동안 매출이 두배 이상 성장했다" 며 "주요 고객층은 30~40인데 29CM의 주 고객층인 25~39연령대의 분들이 관심을 가지며 잠재 고객층이 넓어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티셔츠에 원하는 모양을 새겨주는 체험형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김유나 기자
25~39연령대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한다는 29CM의 마케팅 전략처럼 디자인페어에는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김기원(30대)씨는 "평소 인테리어와 홈데코에 관심이 많아 이번 디자인페어를 방문하게 됐다"며 "29CM에서 제품을 구경하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동생과 함께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기 위해 페어를 방문한 이하림(28)씨는 "평소 29CM 홈데코 카테고리를 자주 사용한다"며 "주로 소품이나 그릇 등을 선물하기 기능으로 자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 호응을 얻은 29CM는 인테리어 소품·가구 등 라이프스타일로 저변을 확대하며 유행에 민감한 25~39 여성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29CM는 소비자와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구갤러리'를 대구와 판교에 선보이고 지난 6월 이구홈 성수, 지난 8월 키즈 전용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각각 개장했다. 이구홈 성수는 오픈 1개월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달성하고 이구키즈 성수는 오픈 3일 만에 5000이 방문하는 등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향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이구홈 성수 매장은 오픈 1개월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달성했다. /사진=29CM
이번 DDP디자인페어도 오프라인 경험과 취향 큐레이션이라는 29CM 기존의 강점을 가져가면서 홈데코·문구·뷰티로 카테고리 외연을 확장하는 이유 있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29CM 관계자는 "2025 DDP디자인페어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컬렉션과 체험형 공간을 확대해나가겠다. 참여형 전시로 취향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