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의 GR 팩토리에서 만난 스즈키 세이지 매니저가 생산 공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토요타 GR 팩토리는 GR 야리스 생산 개시에 맞춰 2020년 모토마치 공장 내에서 가동을 시작한 토요타 최초의 스포츠카 전용 공장이다.
현재는 GR 야리스, GR 코롤라, LBX 모리조 RR 등을 하루 약 100대(2교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약 2만대에 달한다. GR 팩토리가 위치한 모토마치 공장은 일본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 공장이다. 렉서스 LFA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전기차 등 첨단 기술 차량을 생산해온 토요타 제조 철학의 상징적 거점으로 통한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차량 부품을 나르는 AGV(무인 운반차)가 눈에 띄었다. 차체 하부 용접과 서스펜션 장착 등 각 공정은 투명한 플라스틱 벽(셀)으로 구분돼 있었고, AGV가 필요한 부품을 운반하고 연결하며 생산 라인을 이어가고 있었다.
GR 팩토리는 정밀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셀 생산 방식과 AGV를 결합, 스포츠카 특유의 소량·고정밀 생산에 최적화된 공정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컨베이어 벨트처럼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는 AGV는 필요시 멈춰 세워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GV에 부품을 적재하는 등 엔지니어의 수작업이 필요해 완전 자동화 공정보다 생산량과 비용 면에서는 불리하지만, '고정밀 생산'과 '양산'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팟 용접과 같은 정밀 공정은 로봇이 담당한다. 메인 바디 용접이 시작되자 8개의 집게 팔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였고, 상하좌우에서 불꽃이 튀며 차체의 형태가 잡혀갔다.
용접 이후 정밀도 검사를 마친 차체는 조립 공정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토요타가 선별한 자동차 장인(타쿠미)들의 손을 거치며 완성도가 높아진다.
일반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작업이 멈추지 않지만, GR 팩토리는 AGV가 차량을 이동시키며 필요시 최대 9분간 정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흔들림 없이 부품을 결합해 조립 정밀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이다.
또한 하부 부품을 정확한 위치에 먼저 세팅한 뒤, 차체를 위에서 내려 결합하는 '하부 탑재 공정' 방식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작업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중력이 실린 실제 조건에서 조립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스즈키 매니저는 "어떤 편차도 없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고기능 숙련자들을 선별했다"며 "이후 토요타 생산 방식(TPS)이 도입되면서 표준화를 통한 생산 효율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이면서 모터스포츠가 가능한 차량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매니저는 "0.01㎜의 오차라도 계속 반복되면 누구나 느낄 만큼의 차이가 생긴다"며 "서킷 주행에서는 특히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차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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