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견조한 본업 덕에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더현대서울의 체험·관광형 백화점 전략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이끌어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더현대서울 외관.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선보였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랜드마크로 거듭난 '더현대서울'이 방한 외국인 증가세와 맞물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더현대서울의 성공 공식을 전국 주요 거점으로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3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6억원으로 12.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76억원으로 67.4% 증가했다. 본업인 백화점 부문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백화점 별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576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93억원으로 25.78% 성장했다.


K콘텐츠 열풍 및 무비자 입국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백화점의 수혜로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측은 "개별 관광으로 여행 트렌드가 변경되면서 국내 이슈성 브랜드와 팝업이 많은 더현대서울 및 주변 관광지가 활성화된 무역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더현대서울의 체험·관광형 백화점 전략이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현대서울은 매장의 상당 부분을 휴식·조경 공간으로 설계하고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며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개장 직후부터 화제를 모으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단일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달성한 기록이다.

국내에서 입증된 인기가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 여의도 한강공원과 연계된 관광 동선이 형성되면서 '방한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것이다. 더현대서울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2년 3.3%에서 올 들어 9월까지 15.2%로 5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핵심 방향을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서울 여행의 중심지'로 설정하고 주요 점포의 특화 콘텐츠를 상시 운영하는 등 관광객 공략을 이어간다. 더현대서울은 글로벌 고객이 선호하는 K콘텐츠 전시 및 체험 전용 공간을 개발하고 시즌별 글로벌 콘텐츠 테마 운영을 정례화한다. 신촌점과 무역점은 각각 K콘텐츠와 비즈니스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 점포를 육성하며 더현대서울의 성공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6월 부산과 청주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브랜드 '커넥트 현대'를 선보였고 더현대서울의 1.5배 규모 복합 쇼핑몰 '더현대 광주'의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27년 말 완공, 202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올해 외국인 매출 목표는 약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한 수준"이라며 "국내 소비흐름과 무관한 추가 매출 확보로 성장 안정성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