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으로 금융과 증권으로 대표되는 고배당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와 KRX증권지수는 지난 10일~13일 동안 각각 5.32%, 9.57% 올랐다. 이는 지난 10일 여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기존 정부안 35%에서 25%로 인하하는 방안을 합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최고세율이 인하될 경우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면서 고배당주 투자가 대폭 활성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자사주 의무소각 상법개정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 논의가 상승폭을 더했다.

이에 고배당 ETF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최대 규모 고배당 ETF인 'PLUS고배당주' ETF의 순차산총액은 약 770억원 증가했다. 이 ETF는 국내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30종목에 투자하는 ETF로 최근 주가가 상승세인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 등 금융·증권주가 높은 비중으로 편입돼있다. ETF의 동 기간 수익률은 6.52%다.


국내 최초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 수혜를 정조준해 출시한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ETF 역시 같은 기간 6.31% 수익률을 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으로 금융과 증권으로 대표되는 고배당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자금유입 배경에 대해 "'PLUS 고배당주' ETF는 자산의 80% 이상이 '2025 세제개편안'에서 규정한 분리과세 대상 기업으로 구성됐다"며 "ETF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기업의 주가 상승을 통틀어 누리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정책 방향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고배당주 ETF가 정책 변화의 수혜로 대폭 성장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 변경으로 절세계좌 내 해외주식 ETF 분배금에 대한 과세 이연 효과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해외보다 국내 배당주 ETF가 인기를 끌었다.

연초 4,547억원 가량이던 'PLUS 고배당주' ETF의 순자산총액은 11월 13일 기준 1조7773억원을 달성해 1조 클럽 반열에 올랐다. 현재 국내 상장 국내 투자 ETF 392개 중 순자산총액 1조가 넘는 상품이 23개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장세다.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별개로 고배당 펀드는 분리과세 적용대상 포함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받고 있다. 채택 시 또 한 번의 강력한 정책적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배당 펀드 분리과세 적용 시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분리과세 혜택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ETF를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대규모 '머니무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파급력 있는 변화인 만큼 정책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