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사진은 19일 김씨가 서울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가 구속을 면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정재욱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증거인멸,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주된 혐의의 경우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나머지 혐의들에 대하여는 피의자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거나 다툴 여지가 있는 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본건 혐의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4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김씨를 소환해 조사한 후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홍주·김경호·박노수 특검보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의견서 150여쪽과 PPT 80장을 토대로 구속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씨는 모친 최은순씨와 부동산 개발회사 ESI&D를 운영하면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봤다는 의혹을 받는다. ESI&D는 2011~2016년 공흥지구 일대 2만2,411㎡ 부지를 개발해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지었다. ESI&D는 약 800억원의 수익을 냈는데도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1억8700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냈다.

또 김씨는 김건희 여사가 청탁 대가로 받은 금품을 숨긴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김 여사 일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 간부 인사 명단 및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선 축하 카드 등을 발견했다. 김씨 장모 집에선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1억4000만원 상당 이우환 화백의 그림, 이 전 위원장에게서 받은 금거북이가 나왔다. 특검팀은 이 금품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향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개발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서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서류를 허위로 꾸민 적이 없고 개발부담금 부과에 특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우환 화백의 그림은 잠시 맡아줬을 뿐이며 김 여사가 감사선물로 받은 금거북이를 일가 자택에 둔 것이 잘못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나의 관계 때문에 편견을 갖지 말고 사안을 정확히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