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 재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우려되지만 신사업 성과에 따라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적분할로 거래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오는 24일 변경 상장과 함께 거래가 재개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같은 날 재상장되며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고 기존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산하에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두게 된다.

인적분할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인적분할 직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86조9035억원이다. 분할비율(65:35)로 단순 계산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6조4873억원이 된다. 증권가에서 바라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정가치(96조6000억원)를 고려하면 71.0% 정도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가치는 인적분할 이후 높아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은 바이오시밀러 부문이 분할되면서 CDMO 사업의 높은 수익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3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3.2%로 글로벌 주요 CDMO 기업 평균인 11.8%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며 "높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건 견조한 수주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경쟁력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배 구조상 분리된다. 과거 일부 고객사가 문제 삼았던 이해 상충 이슈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과거 고객사 몇몇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을 맡겼을 때 핵심 기술이 바이오시밀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흘러 들어갈 경우 사업적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지난 4월 5공장 가동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증설 예정인 6~8공장까지 합치면 생산능력은 132만4000리터로 확대된다. 차세대 모달리티(치료법)로 꼽히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시설 가동과 함께 고객사 록인(Lock-in) 효과를 겨냥한 신사업 삼성 오가노이드 출범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삼성에피스 단기 조정 불가피… 신약·플랫폼 성과 '주목'
사진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주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적정가치는 12조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분할 기준 가치(30조4162억원)보다 60.2% 낮다. 재상장 후 기계적인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적정가치에 바이오시밀러 사업만 반영된 점을 감안, 장기적으로 봤을 땐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고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의 플랫폼 사업 성과도 기대돼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바이오텍 인투셀과 협업해 ADC 후보물질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IND(임상시험계획서) 제출이 예상된다. 에피스넥스랩은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 또는 기술 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에피스넥스랩이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은 특정 약물이나 적응증에 제한되지 않아 사업 확장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상장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ADC 후보물질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고 자체 신약 개발과 에피스넥스랩과의 R&D(연구·개발)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뿐 아니라 신약 가치도 주주가치 제고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