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역동성 뒤에는 북태평양 망망대해의 파도에 온몸을 맡긴 채 견뎌온 긴 시간이 숨어 있다. 우리는 종종 운명에 맞서 싸우려 한다. 저자 이지형은 다른 얘기를 한다. 거스르지 말라고. 세상 흐름에 자신을 내맡기라고 말한다. 사주명리는 거대한 바다 위에 새겨진 파도의 결을 읽어내는 지혜이자 불안한 항해를 돕는 지도다.
이 책은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명리학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30일간의 여정이다. 10년 전 산속에서 조난당했지만 "바로 옆이 등산로"라는 구조대원의 말을 들어야 했고 그 말대로 허무하게 구조되었던 저자의 경험처럼, 운명의 해법 또한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저자는 사주가 단순히 미래를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막막한 삶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바로 옆의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임을 이야기한다.
복잡한 한자와 이론의 숲에서 당신이 길을 잃었다면 이 책은 30일 동안 오행의 원리부터 운명을 대하는 태도까지 차근차근 안내할 것이다. 꽃이 피고 지듯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바위를 끝없이 밀어 올리는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처럼 운명을 긍정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법. 이 책은 그 단단한 삶의 태도를 배우는 인문학적 입문서다.
☞저자 이지형
밤하늘 별들이 흐릿해진 뒤로는 운명을 믿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도 세상엔 암시와 탄식이 넘쳐나고, 운명에 관한 이론들은 건재하다. 은밀한 법칙과 강렬한 단언 이면의 풍경이 궁금해 그들의 속내를 오랫동안 탐색해 왔다. [마흔에 시작하는 30일 주역] [강호인문학] [꼬마 달마의 마음수업] [저 산은 내게]를 썼다. 학술지 스켑틱에 '음양오행이라는 거대한 농담, 위험한 농담'(6호), '주역을 믿어선 안 되는 7가지 이유'(20호)를 게재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조선일보에서 학술 기자로 일했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미학을 공부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