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 사진=이한듬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둘러싼 영풍·MBK 측의 주장에 대해 "사업 취지와 자금 조달 구조를 왜곡한 허위 주장으로 시장과 주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제련소 건설이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목표로 미국 정부와 협력해 추진하는 전략적 사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제련소 건설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과 핵심광물을 필요로 하는 미국 내 주요 전략적 투자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며 "사업 안정성이 매우 높고 이에 따른 리스크와 채무보증 위험 역시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라고 했다.

영풍·MBK가 제기한 채무보증 관련 우려에 대해서 고려아연은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기업이 해외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당 법인의 차입금에 대해 모회사가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다수의 해외 투자 사례에서 확인되는 일반적인 행위"라며 "이를 과도한 위험 요소로 호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풍·MBK 측은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대규모 투자와 채무보증을 수반하는 만큼 재무적 부담과 경영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해외 법인 차입에 대한 채무보증 제공이 모회사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사회 차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이 미국 정부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에 기반한 사업인 만큼 경영 리스크가 낮다고 반박했다. 실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앞서 "고려아연 프로젝트는 미국의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며 "미국은 고려아연의 생산 확대분 중 일부에 대해 우선적 매수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제련소 건설 이후 생산 물량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가 이미 확보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주장이 현실과 동떨어진 '비판을 위한 비판'에 가깝다며 여론을 호도해 미국 정부와 고려아연의 전략적 협력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사 측은 "영풍·MBK의 미국 제련소 폄하 행태는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만 매몰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미 경제안보 협력과 기업의 중장기 성장, 울산 지역사회와 주주 이익에 대한 고려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고려아연은 관련 법령과 정관, 이사회 규정 등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미국 제련소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한·미 양국과 주주, 울산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증진하겠다"며 "미국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허브로 도약해 한·미 경제안보 협력과 공급망 안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