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일삼더니 공익제보자?"… 김병기, 면직 보좌진 대화방 공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 맛도리'라는 이름의 단체 대화방 캡처 자신을 게시하며 지금 공익성 제보를 주장하는 전직 보좌진들은 보복성 폭로를 일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항공사 숙박권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보자로 지목된 전직 보좌진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이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 면직된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제보가 '보복성 폭로'임을 주장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 맛도리'라는 이름의 단체 대화방 캡처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대화방에는 전직 보좌진 6명이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제기된 의혹의 제보자는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 직원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변호사 출신 전직 보좌직원 두 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거의 모든 것을 공유했으나, 이들이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사실과 왜곡을 교묘히 섞어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직 보좌진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결정적 계기로 지난해 12월 발생한 '불법 계엄 사태'를 꼽았다. 김 원내대표는 "계엄 다음 날인 12월4일, 6명의 보좌직원이 만든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며 "이들은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해 성희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여의도 맛도리' 대화방 대화 내용. /사진=김병기 원내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김 원내대표는 해당 대화 내용을 확인한 뒤 지난해 12월9일 이들에게 직권면직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 불화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 보좌진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언행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짓밟힌 대화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면직 사유를 명확히 했다.
그는 이번 폭로전에 대해 "신뢰 속에서 오갔던 말과 부탁, 도움은 이제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했다"며 "전직 보좌직원들은 절대적 약자이고 저는 절대적 강자라는 단순 도식, 그들은 피해자고 저는 가해자라는 왜곡된 서사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들은 교묘한 언술로 공익 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적법하게 취득한 90여장의 대화 중 일부를 공개하니 "부디 직접 보시고 판단 달라"고 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계엄 당시 이틀간의 대화 내용이 담겼으며, 심한 욕설 등은 일부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면 책임은 온전히 제 몫"이라며 "공직자로서 스스로 성찰하고 같은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