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미나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9년8개월 만에 가입자 수 7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통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직접 운용이 가능한 '투자중개형'의 인기에 힘입어 2030세대의 가입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719만명, 가입금액은 4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말 600만명을 기록한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100만명이 늘어났다. 올햐 들어 매월 약 11만 명이 새롭게 ISA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가입자 유형별로 보면 '투자중개형'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투자중개형 가입자 수는 613만7000명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반면 과거 주류였던 '신탁형'과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신탁형은 2020년말 171만9000명에서 올해 11월말 기준91만9000명으로 약 80만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임형도 22만명에서 13만4000명으로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다.

투자중개형 가입의 증가로 금융권 지형도 바꿨다. 투자중개형을 개설할 수 있는 증권사 가입자는 617만 3000명(85.9%)으로 급증한 반면, 은행 가입자는 101만 6000명(14.1%)으로 2020년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투자중개형 ISA 도입 전인 2020년 말 32.8%였던 2030세대 비중은 지난달 말 40.7%로 7.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연령대별 투자중개형 가입 비중은 ▲20·30세대 92.8% ▲40대 87.4% ▲50대 이상 76.1% 순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성별로는 연령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30세대는 남성(156만명)이 여성(137만명)보다 많았으나, 50대 이상에서는 여성(145만명) 가입자가 남성(120만명)을 앞질렀다.

ISA의 인기 비결은 단연 절세 효과다. 계좌 내 금융상품 간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일반형은 최대 200만원, 서민형은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초과 수익에 대해서도 9.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돼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투자중개형 가입자들은 자산의 45.6%를 ETF에, 33.4%를 주식에 투자하며 적극적인 수익 추구와 절세 혜택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ISA 가입자 증가는 개인의 장기적 자산 형성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장기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세제 혜택 강화와 가입 연령 확대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