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창업 활성화를 꼽았다. 사진은 머니S와 인터뷰를 진행한 홍 교수. /사진=김동욱 기자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는 인구 구조 변화와 기업의 비용 부담 영향이 큽니다. 인구 비중이 큰 중장년층은 급여 수준이 높은데 은퇴는 되도록 늦게 하려고 하죠. 청년들이 들어갈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단 의미입니다. 기업도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해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증여세 완화를 통해 창업 활성화를 이끌 필요가 있습니다."
머니S와 인터뷰를 진행한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의 진단이다. ▲한국세무학회장 ▲한국감사인연합회장 ▲한국복지경영학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며 예산·재정·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내왔던 홍 교수는 청년들의 취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핵심은 고용 유연성 제고와 청년 창업 활성화다.
쪼그라든 청년 인구… 중장년층과 일자리 경쟁서 열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홍 교수는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가 지속하는 배경으로 인구 구조 변화를 꼽았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인구 비중이 줄고 중장년층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것.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985년 1143만명이었던 20~34세 인구는 1995년 1267만명으로 증가한 뒤 2005년 1143만명으로 감소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2015년과 2025년에는 각각 1061만명, 981만명(추정치)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대로 45~59세 인구는 1985년 505만명에서 2025년 1253만명(추정치)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45~59세 인구 비중 증가는 중장년층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와 청년층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홍 교수 시각이다. 대표 사례가 정년 연장 논의다. 정년 연장에 대해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은 미래 불안 해소를 위해 찬성하고 청년층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양측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인구 비중이 높은 중장년층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재명 정부는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정년 연장을 꼽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년연장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홍 교수는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장년층이 퇴직해주는 등의 희생이 필요한데 오히려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봉제를 유지해온 대한민국 특성상 중장년층의 급여는 청년층보다 높다"며 "높은 보수를 받는 중장년층이 그대로 일한다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력직 채용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고용 유연성 확보돼야…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답"
사진은 머니S와 인터뷰를 진행한 홍 교수. /사진=김동욱 기자
홍 교수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보다는 고용 유연성 확보에 집중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고용 창출 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액공제를 하는 등의 정책은 보조적으로만 활용하고 고용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는 게 홍 교수 의견이다.
그는 노동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에게 채용을 맡기는 게 오히려 청년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에 기반한 노동 복지 정책은 역설적으로 기업을 옥죄고 채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노동 시간을 유연화하고 급여 체계 역시 단순 호봉제가 아닌 성과에 기반하도록 제도화해야 기업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 교수는 "이미 정해진 인건비 내에서 청년을 채용하려면 장기 근속자를 퇴직시키거나 기존 직원들의 월급을 줄여야 하는데 경직된 고용 문화 속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노동 시간과 급여에 유연성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예컨대 '청년을 뽑으면 기업에 매달 1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을 생각해보자"며 "한 직원에게 1년 동안 지급해야 할 급여가 얼만데 기업이 1000만원을 받으려고 새롭게 채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창업 활성화도 일자리 문제 해법… 증여세 완화 필요"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는 창업 활성화도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꼽았다. 창업 후 회사가 자리 잡으면 새로운 일자리가 수십~수백개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10년간 5000만원에 그치는 증여세 공제 한도(성인 기준)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에 따라 부모가 자식의 창업비용을 지원하는 목적이라면 증여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홍 교수는 "먹고 사는 방법으로는 개인 사업과 취업이 있는데 한국 사회는 취업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모에게 도움받는 걸 배제하다 보니 창업이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2억~3억원 정도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건 증여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창업에 성공하면 국가에도 이익이 된다. 청년들이 젊었을 때 창업할 수 있도록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