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살림을 책임질 각자대표로 '25년 HR 베테랑' 조남성 대표를 선임한 배경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외형 성장 뒤에 올 수 있는 조직의 성장통을 사전에 차단하고 상장사 수준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개발자나 MD(상품기획자) 출신이 아닌 '조직관리 전문가'를 대표로 앉힌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남성 대표는 LG전자를 거쳐 퀄컴, 쿠팡, SK온 등 글로벌 기업이 성장하던 시기에 급격히 불어난 조직 체계를 정비해온 '성장통 해결사'로 꼽힌다. 무신사가 그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덩치만 큰 유니콘이 아니라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가 완비된 '글로벌 빅테크'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C레벨 4인방'(전준호 CTO·박준영 CGO·최운식 CBO·최재영 CCO)과 함께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공격'을 맡고, 조남성 대표는 인사·재무·법무 등 경영 지원 전반을 총괄하며 조직의 기강과 시스템을 다지는 '수비'를 맡는 확실한 투 트랙 체제를 구축했다.
주목할 점은 조만호 대표의 포지셔닝이다. 그는 각 영역의 전문가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면서도 본인은 'CDeO'(최고디테일책임자)를 겸임하기로 했다. 거시적인 전략(Macro)은 C레벨 임원들에게 맡기되 무신사의 본질인 패션 감도와 심미적 기준(Micro)은 창업자의 시선으로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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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이랜드·무신사… '4대장'이 끄는 공격 축 ━
아마존과 삼성전자를 거친 박준영 CGO(최고글로벌책임자)는 일본·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의 특명을 맡았다. 박 CGO는 해외 스토어 인지도를 높이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크로스보더 물류망을 구축해 K패션 수출의 메인 채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중소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 시 가장 먼저 찾는 '1순위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월드 대표를 역임한 최운식 CBO(최고브랜드책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글로벌화와 오프라인 확장을 주도한다. 그는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아우르는 '브랜드 빌더'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예정이다. 자회사 무신사 트레이딩이 전개하는 해외 브랜드 유통을 총괄하며 무신사만의 브랜드 큐레이션 역량을 강화,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선 '패션 하우스'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책을 맡았다.
최재영 CCO(최고커머스책임자)는 무신사 입점 브랜드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영업력을 극대화해 온 커머스 전략 전문가다. 탄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고도화된 광고 및 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해 플랫폼의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신진 디자이너 발굴부터 육성, 그리고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거래액(GMV)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스타트업의 야성'(조만호)과 '대기업의 시스템'(조남성), 그리고 '빅테크의 기술력'(C레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요약된다. 내수 플랫폼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무신사의 승부수가 2026년 IPO 흥행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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