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재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오는 3월 열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사태로 주주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고 영풍은 2024년 9월 MBK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 공개를 법원이 결정했음에도 장형진 고문이 즉각 항소에 나서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영풍·MBK는 당초 고려아연 인수에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후 행보로 그 명분이 흐려졌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사태의 경우 MBK가 주주 피해를 예측하고도 사채를 발행해 손실을 야기했고 기업회생 결정 이후 다수 점포가 문을 닫거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현장 혼란이 이어졌다. 정상화를 위해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홈플러스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점주 피해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같은 홈플러스 사채 발행 등을 문제 삼아 MBK파트너스 경영진 신병 확보에 나섰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사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김정환 부사장·이성진 전무 등이다. 다음 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결정이 내려질 경우 사실상 고려아연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MBK 측은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검찰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회사를 살리려는 노력마저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알려진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경영협력계약' 공개 항소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KZ정밀은 영풍·MBK파트너스가 2024년 9월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 포함된 콜옵션 가격이 MBK 측에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서제출을 신청했다. KZ정밀은 현재 영풍을 상대로 9300억원대 배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22일 KZ정밀의 신청을 인용했고 예정대로면 해당 계약서는 지난 5일 공개됐어야 했다. 그러나 장 고문의 항소로 공개 시점이 지연되며 업계에서는 이를 고려아연 주주총회 시점까지 미루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잇단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MBK는 검찰 수사에 반발하고 있고 영풍은 경영협력계약 관련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다만 경영협력계약서가 공개돼 MBK 측이 유리한 가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드러날 경우 영풍 경영진은 배임 혐의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MBK 경영진까지 구속될 경우 양사의 연합이 사실상 와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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